현실 속 ‘페기 소여’ 유낙원·이주순을 만나다

박세희 기자 2022. 11. 23. 13: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낙원 : ‘페기 소여’ 역을 맡은 배우 유낙원. 사진제공=샘컴퍼니
‘빌리 로러’ 역을 맡은 배우 이주순. 사진제공=샘컴퍼니

지난 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주인공 ‘페기 소여’는 최고의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시골에서 상경한 신인 배우다. 우여곡절 끝에 ‘프리티 레이디’라는 대형 뮤지컬의 주연 배우로 데뷔하고 스타가 된다.

‘스타 캐스팅’이 주를 이루는 현재 한국의 뮤지컬계에선 이뤄지기 힘든 일이 아닐까 생각하던 와중, 앙상블로 시작해 주연으로 거듭난 신인 배우 두 명을 만났다.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페기 소여’ 역을 맡은 유낙원과 ‘빌리 로러’ 역의 이주순이다. 각각 이 작품의 앙상블로 출연했던 이들은 이번 시즌에서 주역을 따냈다.

-앙상블로 데뷔했던 작품의 주역을 따냈다. 캐스팅 소식을 듣고 어땠나

유낙원 “공중에 뜬 것 같았어요. 제 일이 아니고 남의 일 같은 느낌? 오디션을 보고 그 다음날 합격 소식을 전화로 들었는데 정말 어안이 벙벙했어요.”

이주순 “전 오디션을 본 건 아니고 캐스팅 전화를 받았는데 ‘빌리’라는 역할은 늘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어요. ‘드디어 기회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지금 데뷔 6년 차인데 일을 하다 보면 한 번씩 의심하게 될 때가 있잖아요. ‘이게 맞나’ 하는. 전화를 받고 ‘내가 그래도 일을 잘 해오고 있구나’ 하는 안도가 들었습니다.”

-주역을 따낸 후 주변 반응은 어땠나. 비슷한 연차의 배우들은 많이 부러워했을 것 같다.

이주순 “저와 함께 2017년에 앙상블 했던 분들도 이번에 같이 하고 있어요. 감회가 무척 새로웠는데 다들 기뻐해주시고 응원해 주셨어요. 이 작품은 앙상블이 주인공이라고 할 정도로 앙상블의 역할이 매우 큰 작품이에요. 정말 바빠요. 부러워할 시간도 없을 거에요 아마. 하하.”

-탭댄스 실력이 정말 놀랍다.

유낙원 “15살 때부터 아빠의 권유로 탭댄스를 배웠어요. 탭댄스를 오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는 내가 너무 자만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이주순 “앙상블 경험이 있어서 일정 부분 수월하긴 했는데 뭔가 부담이 더 되더라고요. 저에 대한 기대에 최선을 다해 부응해야 했기 때문에 더 많이 노력했습니다.”

-많은 뮤지컬 선배들과 함께 하는 작품이다. 조언도 많이 해주시나

유낙원 “큰 작품이다 보니 연습실에서 겁먹고 쪼그라든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선배님들이 ‘너 하고 싶은 것 다 해’ 라고 말씀 주셨어요. 그 말씀들이 큰 힘이 되더라고요.”

이주순 “제가 앙상블로 이 작품에 참여했을 땐 ‘쇼 뮤지컬’에 충실했다면 ‘빌리’ 역을 맡고 나선 드라마에 집중했어요. 스토리와 감동, 코믹 모두 전달해야 해서 제 기준에선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어려운 작품이에요. 그래서 선배님들께 많이 여쭈었고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많이 얻었습니다.”

-김동호의 빌리와 이주순의 빌리는 무엇이 다를까

이주순 “동호형은 관록이 느껴지죠. 보다 더 능글맞고요. 전 역대 ‘빌리’ 중 최연소예요. 이주순의 빌리라 하면 새로움과 신선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보다 더 능글맞아야 하는데 사실 제가 MBTI도 I거든요. 연출님도 ‘너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고 하셔서 조금 더 순박하고 순수한 느낌으로, 진심으로 빌리가 페기에게 첫 눈에 반해서 다가가는 느낌으로 연기하고 있습니다.”

-오소연의 페기와 유낙원의 페기는 어떻게 다른가

유낙원 “사실 소연 언니의 페기는 완벽해요. 전 저만의 페기를 찾아가고 있는데 사실 아직도 찾고 있어요. 소연 언니와 저의 차이점을 찾으라면 ‘신인’이라는 큰 키워드 하나일 것 같아요. 신인이라는 말만 들어도 새롭고 기대되니까요. 더 무방비인 상태의 관객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매력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어떻게 뮤지컬에 입문하게 됐나

유낙원 “아빠가 공연을 하시고 많은 악기도 다룰 줄 아세요.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음악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접했고 노래하는 것도 좋아했어요. 본격적인 시작은 탭댄스였던 것 같아요. 탭댄스를 배우다 부모님이 뮤지컬 전공을 권유하셨고, 그렇게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어요.”

이주순 “배우가 하고 싶어 고2 여름방학 때 처음 연기를 배웠어요. 학원에서 조승우 선배님의 ‘지킬 앤 하이드’ 영상을 봤고 그 때부터 뮤지컬로 방향을 잡았어요. 뮤지컬을 하다 보니 연기가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앞으로 기회가 되면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유낙원 “저는 맡은 역할을 잘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의 저로선 그게 최선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맡은 인물을 그 인물 그대로 잘 표현하는 것. 그게 제 목표예요.”

이주순 “사실 배우는 제 꿈은 아니에요. 하나의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너무 무리되지 않게 정년까지 무사히 해내고 싶어요. 제가 이 일을 통해 남들처럼 저도 제 가정 꾸리고 아이도 낳고 엄마 집도 한 채 사드리고. 물론 오래 걸리겠지만 하하. 그렇게 살고 싶어요. 그게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이에요.”

박세희 기자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