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에다 아르헨 역전까지…국제 위상 상승에 빈 살만 '덩실덩실'

권영미 기자 2022. 11. 2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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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가장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복잡해진 가운데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분석했다.

월드컵 역전승은 사우디만의 기쁨이 아니라 빈살만 왕세자에게 기쁨의 순간이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살해당하고 그 배후에 빈살만 왕세자가 있는 것으로 정보가 수집된 것도 두 나라 관계를 악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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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美와 관계 삐거덕…에너지 위기라 무시할 순 없어"
사우디아라비가 22일(현지시간) 아흐렌티나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가운데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인들과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역사적으로 가장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복잡해진 가운데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서 사우디의 역할이 중요한데다 사우디가 강적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월드컵 경기까지 이기면서 이미지가 더욱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이끄는 강력 우승 후보 팀이었다. 아르헨티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인 반면 사우디는 51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오후 카타르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이런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월드컵 역전승은 사우디만의 기쁨이 아니라 빈살만 왕세자에게 기쁨의 순간이기도 했다. 2조 달러로 추정되는 재력으로 뭐든 할 수 있는 남자라는 의미에서 '미스터 에브리싱'으로 불리는 빈살만 왕세자는 경기 직후 가족들과 얼싸안고 환호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등의 서방과 사우디와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가장 심각하게 삐걱거리는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미국이 셰일 가스를 생산하면서 사우디 석유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미국은 정치적으로는 다소 불편한 사우디와 거리를 두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살해당하고 그 배후에 빈살만 왕세자가 있는 것으로 정보가 수집된 것도 두 나라 관계를 악화시켰다.

카타르월드컵 개회식에서 만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운데)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투르키예 대통령(왼쪽),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 ⓒ AFP=뉴스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7월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에 이익을 주는 행위라고 사우디를 비판해왔다.

두 나라의 관계는 잇따라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OPEC 감산 결정과 그를 연기해달라는 청을 묵살당한 후 화가 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면서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미국 정부는 암살 사건과 관련한 미국 내 소송에서 빈살만 왕세자의 면책 특권을 인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의 면책 결정은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로서의 빈살만 왕세자의 지위를 강화해주는 양보책"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면책 배경에 대해 "초강대국 경쟁과 에너지 부족이 다시 세계 정치를 정의하게 되면서, 서방은 지금으로서는 원한을 제쳐두는 것이 정치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 경기까지 승리하면서 빈살만 왕세자의 이미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로이터는 보았다.

이달만 해도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 주요20국(G20)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7월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접견했고, 사우디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초청해 곧 만날 예정이다.

사우디 국내에서 왕세자는 젊은이들에게 영화관, 콘서트, 취업 기회를 열어준 사람으로 인식되는데 아르헨티나와의 충격적인 2-1 승리까지 거두면서 더욱 인식이 좋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이터는 하지만 그의 해외 이미지까지 좋아진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서구에서 정치적으로 재기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미국이나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방문객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로이터는 "북반구의 겨울이 되면서 에너지 안정에 대한 서방 경제의 절박함이 있는 한 사우디와 연결된 모든 지점에서의 그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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