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평 KADA 사무총장 "WADA 자문단 선출 영광…아시아 역할 늘리고파"

박대현 기자, 배정호 기자, 정형근 기자, 김한림 기자 2022. 11. 2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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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성내동, 박대현 배정호 정형근 기자 / 김한림 영상 기자] 김금평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사무총장은 지난 8일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자문단에 선출됐다.

한국인이 WADA 자문단에 뽑힌 건 김 사무총장이 최초다. 18년간 외교공무원으로 재직한 경험과 아시아지역 도핑방지 역량 강화에 매진한 '활동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김 사무총장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개인의 실력보다 그간 KADA가 쌓아온 실적에 상응하는 평가를 (자문단 투표권을 지닌) 아시아지역 도핑방지기구가 해 준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KADA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WADA 자문단은 5개 대륙별(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및 오세아니아)로 2명씩, 총 10명으로 구성한다. WADA 지휘부에 조언할 권리를 지닌다. 김 사무총장이 품고 있는 '권고안'이 궁금했다.

"이번 자문단 선거는 WADA 거버넌스(관리체제) 개혁의 일환이다. 현재 의사결정기구에는 유럽 국가 인사가 대부분인 게 사실이다. 편중성을 띄는 구조를 개혁해 아시아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 노력을 쏟을 것"이라면서 "아울러 각국 도핑방지기구가 자국 내 독립성을 확보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 김금평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사무총장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자문단에 선출됐다. ⓒ 성내동, 배정호 기자

취임 일성으로 '스포츠가치 확산'을 콕 짚었다. 김 사무총장이 정의하는 스포츠가치란 무엇인지 궁금했다.

"WADA는 도핑방지 프로그램 목적을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를 보존하는 데 있다 말한다. 스포츠가치는 리더십이나 희생정신, 건강, 협동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 생각엔 땀 흘린 만큼 결과를 손에 쥘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어린 학생들이 (이러한 본질적) 가치에 기반을 둔 스포츠 환경에 익숙해지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 사무총장은 KADA의 '개도국 도핑방지기구 초청 연수 프로그램' 도입을 주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아시아지역의 도핑방지 역량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김 사무총장의 자문단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은 한 높은 아시아 지지율도 해당 프로그램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KADA는 2006년에 설립됐다. 설립 당시 프랑스와 일본 도핑방지기구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KADA 역시 선진 기구 대열에 오른 만큼 이제는 우리 경험과 지식을 아시아지역에 나눌 때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 차원에서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1개월간 실무연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17개 나라가 신청해 개중 2개 국가 실무자가 KADA에 연수를 왔다. KADA 업무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았고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지속할 예정이다. (아시아뿐 아니라) 선진국 도핑방지구에서도 이런 경험을 공유하고 싶단 수요가 보이면 함께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5월 KADA는 낭보를 전했다. 아시아 최초로 WADA 총회를 유치해 화제를 모았다. 2025 WADA 총회가 부산에서 열림에 따라 KADA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김 사무총장에게 WADA 총회의 한국 개최가 갖는 의미를 질문했다.

"WADA 총회는 기구의 규약을 다듬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6년마다 개최되는 총회이다. 그동안은 유럽에서 계속 진행돼 왔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만큼 아시아 국가 목소리가 자연스레 반영되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 총회에는 12명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 국제경기연맹 지도자가 다수 참가한다. 스포츠에 관심 있는 한국 청소년들이 이분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최근 엘리트 체육계를 넘어 동호인, 생활체육계 역시 도핑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스테로이드 등 약물 오남용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흐름이다. 정밀한 반도핑 교육의 확장 운용 필요성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KADA는 '약한 국민 없는 강한 대한민국'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해당 질문 자체가 (우리가) 캠페인을 펼치는 이유라 볼 수 있다. 도핑은 마약과 유사하게 잘못된 성취감에 대한 중독이라고들 한다. 내년부터 전국 약사 분들과 협업해 도핑방지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는 공동 노력을 기획하고 있다. 스테로이드 남용에 대한 실태조사도 아울러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김 사무총장은 WADA 총회 유치차 폴란드를 방문했다. 폴란드 체육부 차관과 만나 환담했다. 차관과 대화는 그에게 깊은 인상과 질문, 앞으로 남은 여정의 방향성을 잔상으로 남겼다.

"당시 차관께서 건넨 첫마디가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합니다'였다. 상당히 감동적이었다.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과연 몇 개 나라가 이런 얘기를 해줄 수 있을까 싶었다. 내 꿈은 간명하다. 나와 KADA 직원들의 일이 주변국 신뢰를 얻는 데 밀알이 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그 나라와 친구 나라가 되게끔 일조하고 싶은 게 전부다. 그것이 내 최종 꿈"이라며 진심을 꾹꾹 눌러담았다. 외교관 출신다웠다. 그는 약물 없는 깨끗한 스포츠를 고리 삼아 나라와 나라 사이 '마음의 외교 사절' 역할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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