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연기로 꽉 채운 무대···7년 만에 돌아온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선명수 기자 2022. 11. 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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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한 장면. 블루스테이지 제공

죽음을 앞둔 ‘지저스(예수)’는 신 앞에 절규한다. 예정된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자신의 죽음이 누굴 위한 것이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묻는다. 그가 홀로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 절규하듯 부르는 ‘겟세마네(Gethsemane)’는 무의미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싸우는 그의 내면적 갈등을 담고 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성서적 해석보다 주어진 운명 앞에 갈등하고 고뇌하는 예수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켜 파란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1971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반세기 가까이 사랑받아온 이 스테디셀러 뮤지컬이 50주년을 맞아 7년 만에 다시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 뮤지컬은 <캣츠>(1981), <오페라의 유령>(1986) 등의 곡을 쓴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라이온킹>(1997), <아이다>(1998)의 작사가 팀 라이스가 청년 시절에 선보인 작품이다. 예수와 유다, 빌라도 등 성서 속 인물들에 대한 파격적인 재해석뿐만 아니라 강렬한 록 사운드의 음악으로 주목받았다. 국내에선 1980년 극단 현대극장을 통해 처음 소개됐고, 2004년 원작을 그대로 살린 첫 정식 라이선스 공연이 초연했다.

작품 속 ‘지저스’는 당대의 ‘수퍼스타’다. 많은 추종자들은 정작 지저스가 전하는 복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군중들 속에서 분노하고 또 두려워하며 구원의 의미에 대해 고뇌하는 지저스의 모습은 성스럽지만 동시에 인간적이다. 죽음을 앞둔 그의 7일간의 행적을 다룬 이 작품은 지저스를 사랑하지만 끝내 배신하는 유다, 맹목적인 추종자였다가 잔인하게 돌변하는 광기 어린 군중들을 그린다.

이 뮤지컬의 상징과 같은 곡 ‘겟세마네’를 비롯해 지저스를 사랑하는 마리아의 마음을 담은 ‘어떻게 사랑하나(I don’t know how to love him)’, 죽은 유다가 부르는 경쾌한 록사운드의 노래 ‘수퍼스타(Superstar)’ 등 이 작품을 처음 보는 관객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넘버들이 공연을 풍성하게 채운다. 주역 배우들의 열창 못지않게 앙상블 배우들이 보여주는 군무와 노래도 시선을 잡아끈다.

배우들의 노래와 춤, 내면 연기가 중심이 된 작품인 만큼 무대는 화려한 장치나 드라마틱한 변화 없이 미니멀한 편이다. 대신 조명을 적극 활용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과 인물들의 내면을 표현했다. 이번 프로덕션에 새로 합류한 홍승희 연출은 “새롭게 만드는 무대 세트와 ‘빛’이라는 콘셉트를 통해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했다”며 “여기에 인간 내면을 표현한 앙상블들의 역동적인 안무가 더해져 좀 더 특별한 무대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미국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무대에서 ‘시몬’ 역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이 무대에 섰던 마이클 리와 2006년 한국어 공연에 참여했던 임태경이 ‘지저스’를 맡아 무대에 오른다. 큰 감정적 변화뿐만 아니라 고난도 넘버들을 소화해야 하는 ‘유다’ 역에는 한지상, 윤형렬, 백형훈, 서은광이 캐스팅됐다. 공연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내년 1월15일까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한 장면. 블루스테이지 제공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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