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보호 졸업’ 청년과 적십자

2022. 11. 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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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등에서 생활하다 만 18세 때 퇴소하는 이들을 자립준비 청년이라 부른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 청년 5명 중 1명은 숙박시설 등 주거지로서 적절치 않은 곳에서 생활하며 대학진학자들은 20%가 채 안 된다.

자립준비 청년 지원 활동가 박강빈 씨는 "시설에서 나온 첫 밤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기댈 수 있는 곳이 없는 후배들을 돕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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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보육원 등에서 생활하다 만 18세 때 퇴소하는 이들을 자립준비 청년이라 부른다. 시설 생활을 ‘졸업’하는 보호종료 아동은 매년 2500명 수준이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 청년 5명 중 1명은 숙박시설 등 주거지로서 적절치 않은 곳에서 생활하며 대학진학자들은 20%가 채 안 된다. 진학했다 해도 절반 이상은 생활고와 부적응 등의 이유로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에서 나올 때 500만 원의 자립정착금을 받는데 그 지원금을 전문적으로 노리는 일명 ‘빨대족’ 조직까지 있어 사회에 나오자마자 위기에 처하는 이도 많다고 한다.

대한적십자사(회장 신희영)가 자립준비 청년 지원을 위한 ‘레드 크로스 갈라’를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했다. 장예순 한적 부회장은 “사회에 나오자마자 절벽과 마주한 청년들을 위해 멘토링과 교육 지원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립준비 청년 지원 활동가 박강빈 씨는 “시설에서 나온 첫 밤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기댈 수 있는 곳이 없는 후배들을 돕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보육원에서의 성장 과정을 기록한 책 ‘나는 행복한 고아입니다’의 저자인 이성남 장학사는 “나를 키워준 8분의 어머니와 후원자들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왔다”면서 “시설을 나온 청년들이 홀로서기 아닌 함께 서기를 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레드 크로스 갈라는 김성주 회장 재임 때인 2015년부터 시작됐다. 취약 계층, 국내체류 난민, 재난 피해자 지원을 주제로 매년 10억여 원을 모금했는데 자립준비 청년 지원을 콕 찍어 캠페인을 시작한 것은 의미가 깊다. 그간 이들에 대한 지원은 민간 재단인 아름다운재단과 글로벌 아동지원 기구인 굿네이버스가 주로 관심을 가져왔다. 아름다운재단은 2001년부터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시작해 20년째 자립준비 청년 장학금 및 자립역량 강화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굿네이버스도 시설 아동 및 보호종료 아동 지원 모금 사업을 통해 지원활동을 해왔다. 한적이 자립 준비 청년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이 문제가 이제 국가적 어젠다가 됐다는 뜻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다며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우리 곁에 있는 시설 및 시설 출신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은 위선을 넘어 반인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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