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남욱 진술로 더 뚜렷해진 ‘그분’ 혐의

2022. 11. 23. 11: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복심(腹心)으로 지칭되는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됐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이 대표의 핵심 중 핵심 측근까지 구속된 것이다.

게다가 석방 후 열린 재판에서 남욱 변호사는, 아무도 대놓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 어려웠던 점들에 대해서 명확한 어조로 사실임을 밝혔다.

그런데도 영장이 발부됐다는 것은 검찰이 증거를 다 내놓지 않았는데도 혐의가 소명됐음을 뜻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성천 중앙대 교수·법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복심(腹心)으로 지칭되는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됐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이 대표의 핵심 중 핵심 측근까지 구속된 것이다.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르는 사람 취급하는 비정함에 문득 깨달은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이 말문을 열면서 예상됐던 일들이다.

게다가 석방 후 열린 재판에서 남욱 변호사는, 아무도 대놓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 어려웠던 점들에 대해서 명확한 어조로 사실임을 밝혔다. 천화동인 1호의 소유주가 당시 ‘성남시장실’이라는 것이다.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게 3억 원 넘는 뇌물을 전달했다는 진술도 했다. 다 알고 있었지만, 이제야 법적 진실이 돼 가고 있다. 그리고 그 수사의 칼끝은 분명 이 대표를 향하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이 신속히 수사하지 않고 미적거리는 듯 보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물밑에서 철저히 수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언제부턴가 검찰은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누가 압력을 가해도 수사는 한다는 모양새다. 좌천시켜도 결국 누군가는 그 수사를 하고 있다.

법원은 결코 구속영장을 함부로 발부하지 않는다. 범죄 혐의가 소명되지 않으면 영장 발부는 불가하다. 더구나 정진상 같은 거물에 대한 영장 발부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영장이 발부됐다는 것은 검찰이 증거를 다 내놓지 않았는데도 혐의가 소명됐음을 뜻한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건 민주당 측 인사들뿐이다.

대장동·백현동과 위례신도시·성남FC·쌍방울 등 이 대표가 연루된 것으로 지목되는 사건들의 공통점은 권력형 부패 범죄다. 이 범죄들은 대한민국의 정권을 잡았던 지배계층들에 의해 수도 없이 자행됐다. 해방 전의 친일파들, 정부수립 때 척결되지 않았던 친일세력들, 그 뒤를 이은 군사정권의 실세들 등이 부패 범죄의 주류로 비판 대상이었다. 이들이 기득권 세력이라는 측면에서 우파라고 한다면, 이에 대한 비판 세력을 좌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좌파가 권력을 잡으면 부패하지 않을 것으로 믿었지만, 이는 엄청난 착각이었다.

그들도 권력을 잡자 뇌물을 받아 챙겼고 비리를 저질렀다. 개발이란 명목으로 토지를 헐값에 사들여 업자들에게 매각한 뒤 엄청난 이익을 챙기게 하는 짓을 ‘개발독재’라고 한다. 대장동과 백현동 개발사업이 그렇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좌파들은 권력형 범죄를 비난하면서 그 수법을 잘 익힌 듯하다.

권력을 잡고 나면 이를 이용해서 부패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를 비판하는 데 대한 좌파의 대응 방식은 무언가 완전히 전도돼 있다. 권력형 범죄를 저지르면서 자신을 권력형 범죄에 대한 비판 세력이라고 오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측근이 구속되자 이 대표는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고 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그렇게 믿는 듯하다. 이들은 명백한 증거가 나와도 끝까지 조작이라고 우긴다. 자신들은 비판 세력이지 부패한 집단일 리가 없다는 믿음을 가진 것 같다. 부패하고도 스스로 양심 세력이라 믿으니 참으로 어이없다. 이 대표와 그 주변 사람들이 범죄는 범죄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게 가능할지 걱정이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