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집 마련’ 미끼로 공공임대주택 분양대금 등 가로챈 임대사업자 기소
내집 마련을 미끼로 서민들의 주택마련 자금을 가로챈 임대사업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는 공공임대주택 임차인들을 상대로 분양전환을 약속한 뒤 73억원을 빼돌린 혐의(사기)로 임대사업자 3명을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 중 1명을 구속했다.
민간 임대사업자인 A씨 등 3명은 대구 달성지역 공공건설 임대주택 임차인들에게 “분양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인 뒤, 이중 263명에게서 분양대금 약 73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20년 4월쯤 자금력이 없는 상태에서 부동산 투기 수익을 위해 대구·무안·군산 등 모두 2200가구의 대규모 임대주택을 인수했다.
하지만 퇴거임차인 보증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 하여금 300억원 상당의 대위변제를 하게 하는 등 사실상 부도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 등이 같은 해 5~10월 분양전환을 미끼로 임차인들로부터 주택마련 자금을 받아 챙겨 회사 운영비 등으로 쓴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뒤 추가 수사를 벌여 피해자 225명과 피해금액 58억2000만원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보증사고가 난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는 해당 지역 임차인들에게만 이 사실을 알리기 때문에 다른 지역 임차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면서 “공사측에 개선책 마련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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