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체육회장 자리는 공익보다 사욕이 먼저인가?

김종효 기자 2022. 11. 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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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차기 체육회장 선거 불리하다 판단, 선거관리할 사무국장 "인정 못해"
사무국장 권한대행 발령 승인, 본인이 서명하고도 "불법이다" 치부
현 회장 주장 앞뒤 맞는 것 없고, 공개 석상 거짓말 의혹까지…

지난 22일 고창군체육회 오교만 회장이 체육회장 선거 재선에 출마하겠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고창=뉴시스] 김종효 기자 = 전북 고창군체육회 회장선거에 나서는 특정인이 공익보다는 개인적 사욕으로 체육회를 농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고창군체육회에서는 오는 12월 체육회장 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사무국장 권한대행 자리를 놓고 논란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체육회장이라는 공인임에도 지난 제8회 지방선거 당시 전 군수의 유세까지 참여하며 현 군수를 비판했던 현 오교만 체육회장이다.

그가 재선에 나선 가운데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판단되는 김정연 사무국장 권한대행을 아예 사무국장으로서 인정치 못하겠다며 버티고 있다.

특히 지난달 '고창군체육회 사무국장 궐위에 따른 권한대행 발령 승인 요청'이라는 내부문서를 통해 김 권한대행 직위를 승인하는 서명결재까지 해 놓고 이제와서 말을 바꾼 것이다. 정확히는 말보다 문서를 뒤엎은 것.

이 과정을 묻는 질문에 그는 "현 군수의 추천을 받은 사무국장이 선거를 관리하면 선거의 공정성이 의심받게 된다"면서 에둘러 현 사무국장의 존재가 자신에게 불리할 것이기 때문이란 의중을 노출시켰다. 그것도 현 군수의 추천이 외압으로 느껴졌다는 설명까지 더했다. 그러면서 "이사회 승인도, 도체육회 인준도 없는 사무국장은 사무국장이 아니며 권한대행이란 것 자체가 체육회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교만 회장이 지난 22일 고창군체육회장 재선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이 문제를 거론한 내용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봤다.

"증거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 영화 '검사외전' 중 주연을 맡았던 황정민 배우가 재판정에서 했던 대사다. 오교만 회장은 체육회 행정 과정에서 법적 효력을 갖는 결재문서에 김 사무국장의 사무국장 권한대행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하지만 이를 문서가 아닌 말로 뒤엎은 의미와 해석을 설득력있게 답변하지 못한 채 "해당 문서에 서명한 것이 잘못됐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말로 덮으려 했다. 문서 앞에서 겸손하지 못한 태도다.

이어 도체육회 정관 어디에도 "사무국장 권한대행을 둘 수 없다"는 내용이 없다. 물론 "둘 수 있다"는 내용도 없다. 이는 상식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자체적으로 권한대행을 두고 추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승인절차를 밟으면 그뿐인 사안이다.

지난달 궐석인 고창군체육회 사무국장 권한대행에 김정연 씨를 발련한다는 내부 결재문서, 오교만 회장은 이 문서에 직접 서명(붉은색 원안)까지 해 놓고도 뒤늦게 김정연 씨를 사무국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현 군수의 추천을 외압으로 느꼈다"는 말 역시 자기중심적 생각에 더 가깝다. 도체육회 정관에는 시군체육회 정관을 개정할 경우 시군 단체장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고 회계보고 및 감사의 권한도 단체장이 갖고 있다. 그런 단체장이 궐석인 체육회 사무국장을 추천했다고 해서 외압이라 규정 지을 이유가 없다.

오교만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공개적 거짓말까지 한 의혹이 있다. "김정연 씨가 사무국장이라며 회장인 본인에게 승인도 없이 월급을 수령해 갔다. 기존의 관례대로 했을지는 모르지만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회장에게 말 한마디 없이 월급을 받아간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 고창군체육회 사무직원은 "김정연 씨의 월급 지급 이전 오교만 회장에게 지급 여부와 4대보험 가입 여부를 물었다"며 "월급을 지급해 주고 4대 보험도 가입해 줘라란 지시를 받아 실행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대다수의 기자들은 현 군수로부터 김정연 씨를 사무국장으로 추천받았을 당시 오 회장이 현 군수와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상황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현 군수의 지원을 받는 게 어렵다고 판단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공인으로서 유세까지 나서는 등 선거운동에 깊숙이 개입해 전 군수를 지원했던 체육회장이다. 그런 자신이 서명한 발령승인 문서까지 부정하면서 사무국장의 자리를 정치적으로 끌어들인 후 공정성을 논하고 있다.

그의 생각대로 사무국장을 내치고 공석인 상황에서 체육회장 선거가 치러지면 그를 제외한 타 후보들 입장의 공정성은 바로 서는 것인가도 생각해 볼 일이다.

12월 실시될 체육회장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올바른 결정만이 공공의 체육회로 거듭나는 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h66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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