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美 ‘첨단 반도체 기술 中수출 통제’ 반발 연이어

김윤지 2022. 11. 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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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중국에 대해 같은 입장이나 접근 방식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미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 제한'에 따르는 것은 고려해 봐야 하는 결정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셰 스레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 장관은 22일 자국 의회에 출석해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무역 규칙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네덜란드는 ASML의 중국향 판매에 관련해 자체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가의 안전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익을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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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외교대표 “美 대중 정책, 무조건 따르지 않아”
中·유럽 정상회담 후 달라진 분위기도 반영
네덜란드 장관 “경제적 이익 방어도 중요”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확실히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중국에 대해 같은 입장이나 접근 방식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미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 제한’에 따르는 것은 고려해 봐야 하는 결정이다.”

ASML 로고(사진=AFP)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가 22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에서 이처럼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그는 중국과 관련해 “다양한 통치 모델과 다자주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서로 관여하는 것을 막아서도 안되고 막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유럽의회의원들에게 “삶의 현실성, 현실의 복잡성, 나아가 유럽 의회가 이것에 기여해야 할 필요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U는 중국을 ‘적대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날 보렐의 어조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유럽 지도자들 간의 회담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달 제 20차 공산당 전국대표자대회(당대회)를 통해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은 이달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정상과 대면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보다 앞서 이달 초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중국 국영 해운사의 독일 함부르크 항만 지분 25% 매입을 허용한 숄츠 독일 총리를 비난했던 힐데 보트만스 의원 등 일부 유럽의회의원들은 보렐의 발언에 반발했다. 유럽의회에서 대중 관계를 담당하는 라인하르트 부티코퍼 의원은 중국에 대한 보렐의 완화된 접근 방식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부티코퍼는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지 않는다”면서 “EU와 중국의 관계는 매우 악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핵심 역할을 해 ‘슈퍼 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등도 최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고자 하는 미국의 움직임에 사실상 반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셰 스레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 장관은 22일 자국 의회에 출석해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무역 규칙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네덜란드는 ASML의 중국향 판매에 관련해 자체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가의 안전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익을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레이네마허 장관의 발언은 미국의 대중 기술 통제에 대한 네덜란드의 반대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네덜란드, 일본 등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맹국을 상대로 해당 국가들이 중국 기술에 대한 자체적인 제한 조치를 발표하도록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4대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MAT)와 램리서치,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TEL)이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와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이 같은 무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U가 노력하고 있으며, 다음 달 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3차 미·EU 무역기술협의회(TTC)의 대화 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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