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국내 4번째 환자 발생…검체 채취하던 의료인 감염

인천공항 입국장. 연합뉴스

국내 네번째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번 발생은 의료진 감염 사례로, 해외 유입이 아닌 첫 국내 발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2일 세번째 확진환자가 검사를 위해 입원했던 격리병상의 의료진이 검체 채취 중에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14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입국한 세번째 환자의 피부병변 검체를 채취하다 주삿바늘에 찔린 후 고위험 접촉자로 분류돼 능동감시를 받아왔다. 사고 접수 즉시 예방접종을 했지만 18일 의심증상이 발생해 격리병동에 입원했고, 이날 피부병변이 발생해 유전자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방대본은 “현재 두통 등 경미한 전신증상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상태는 양호한 편이며, 지금 입원 중인 병원에서 격리해제 시까지 치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는 3세대 두창백신 ‘지네오스’ 5000명분을 국내에 도입해 필수 의료진에 대한 접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희망자만 접종을 마쳤다. 방대본 관계자는 “필수 의료진이라고 하더라도 접종을 강제할 수는 없다”며 “필수 의료진 중 희망자에 대한 접종을 완료했다는 의미로, 지금까지 총 98명이 접종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확진자는 주삿바늘에 찔리기 이전 백신을 접종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성 인수공통감염병으로, 1970년 민주콩고공화국에서 첫 인체감염 사례가 발견된 이후 아프리카의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올들어 유럽·미주 등 아프리카 외 국가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7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6월22일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의 확진사례 이후 이번 국내 발생 전까지 사례는 유럽·UAE 등 해외를 통한 유입이었다.

방대본은 의료진이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를 진료할 때 안전한 보호구를 착용하고, 사전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원숭이두창 발생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은 국민에게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귀국 후 21일 이내 증상이 발생하면 질병관리청 1339 콜센터에 상담하도록 지도했다. 

류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