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OK 전남수 대표 “우리 기술로 100% 국내 생산하는 큐에 자부심”

김동우 MK빌리어드 기자(glenn0703@mkbn.co.kr) 2022. 11. 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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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용품] 간판제품 ‘루츠케이’ 외국브랜드에 뒤지지 않아
선수-당구용품업체-당구연맹 이사 거친 ‘뼛속까지 당구인’
국산 당구용품 세계 수준으로 올리고 은퇴하는 게 꿈
“선배 마음으로 김행직 이충복 스롱피아비 등 후원”
TPOK 전남수 대표는 자사 대표모델 루츠케이 큐가 100% 국내생산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사진은 전 대표가 제작실에서 가공중인 큐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루츠케이 큐는 100% 국내생산입니다. 그 어떤 외국산 브랜드 큐와 비교해도 품질에 자신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하이엔드 당구큐 ‘루츠케이’(ROOTS-K)를 생산하는 TPOK 전남수(56) 대표는 국산 큐에 자부심이 대단했다.

전 대표는 당구선수로 시작해 당구테이블회사 직원, 당구용품점 사장, 대한당구연맹 이사 등을 거치며 30년 넘게 당구분야에서 몸담아온 뼛속까지 ‘당구인’이다.

그런 그가 지난 2009년 당구용품 국산화를 목표로 ‘TPOK(The Pride Of Korea)’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전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라사지(당구천)와 그립의 국산화를 선도했고, 이후 큐 가방에 이어 하이엔드 큐 ‘루츠케이(ROOTS-K)’ 생산으로 발전했다.

선수 출신답게 그는 선수 후원에도 적극적이어서 김행직 이충복 스롱피아비 등과 함께 하고 있다.

국산 당구제품 위상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은퇴하는 것이 목표라는 전남수 대표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TPOK 사무실에서 만났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TPOK 본사 내부에 위치한 큐 생산공장. (사진=TPOK 제공)
▲회사를 소개해달라.

=‘TPOK‘는 2009년에 설립한 당구용품업체다. 사명이 ’The Pride Of Korea‘(한국의 자부심)인 만큼, 모든 당구용품을 국내서 생산하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

▲국산 당구용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은데.

=당구계통에 오래 몸담으면서 국내에서 쓰는 대부분의 당구용품이 외국산인 게 못마땅했다. ‘우리나라처럼 당구가 활성화된 시장에 왜 제대로 된 국산 당구용품 생산업체가 드물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당구용품을 한국에서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다.

▲지난 30여년 간 당구계통에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고.

=90년대 초반부터 선수생활과 용품업계 일을 병행했다. 당구테이블 회사에서 근무했고, 당구용품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나중엔 대한당구연맹 이사직도 맡았다.

▲주로 어떤 용품을 생산해 왔나.

=시작은 라사지(당구천)다. ‘K-1’이란 국산 라사지로 물꼬를 튼 뒤 그립을 생산했다. 그립은 약 300만개를 생산해 외국에 수출하기까지 했다. 그립은 우리 회사가 국산화에 앞장섰다고 자부한다. 그립 다음으로는 중국산이 대부분이었던 큐가방 시장에 뛰어들어 국산 큐가방도 생산했고, 이후 장갑과 큐도 만들었다. 현재 주력제품은 ‘루츠케이’ 큐, 큐가방, 장갑 등이다. 이 제품 모두 100% 국내 생산이다.

TPOK 기술자들이 큐 생산과정서 제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간판제품인 ‘루츠케이’ 생산 과정이 궁금하다.

=일단 최상급 목재를 선별해 (일산)공장에 들여오면 건조, 즉 숙성 단계를 거친다. 목재는 들어올 때부터 큐 생산 최적조건인 수분 함유율 6% 상태의 건조상태다. 그러나 국내에 들여오면 1~2년에 걸쳐 사계절을 한 차례 거치게 해 최적의 상태를 만든다. 이후 좋은 부품과 정밀도 높은 기계를 통해 전 공정을 100% 국내에서 작업해 완성품을 만든다.

▲국내에서 생산하면 비용이 많이 들텐데.

=사실 그때문에 현실적으로 고충이 많다. 생산원가와 인건비 등 많은 부분에서 중국산 수입품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도 많은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선택해주는 덕에 생산이 따라가지 못한다. 주문이 생산물량의 배는 된다. 소비자 문의를 소화하기 위해 서울 양재동에 CS(고객서비스) 전담부서를 올해 안에 만들 생각이다.

▲TPOK 대표상품인 ’루츠케이‘ 큐는 어떻게 탄생했나.

=제품명이 ‘Roots-K’(한국의 근본)인 만큼, 우리 회사 철학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제작 첫 단계부터 굉장히 어려웠다. 최고 품질의 큐제작 기계를 만들기 위해 유수의 공작기계 생산업체를 찾아다녔고, 업체를 찾은 뒤에도 기계설계에만 3개월, 제작엔 6개월이란 시간을 들여 큐제작 기계를 만들었다.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자한 만큼, 최상의 정밀도를 자랑하는 기계가 완성됐다.

여기에 최고급 목재, 숙련된 기술자들의 손길이 더해져 탄생한 큐가 바로 ‘루츠케이‘다. 그만큼 ‘루츠케이’는 어느 외국 브랜드와 비교해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목재로 들어와 숙성을 거쳐 완성품이 만들어지기까지 평균 2년가량 걸리는 만큼 생산량이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수량에 얽매이지 않고 품질에 집중하고 있다.

▲버터플라이 제품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루츠케이큐 사용자 중 많은 분들이 버터플라이 제품을 원하는데, 현재 개발은 마무리된 상태다. 다만 생산시간이 아직은 빠듯하다. 공장 생산일정 등을 감안해 조만간 버터플라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루츠케이 전념 위해 가성비 좋은 ‘제스트’ 판권 넘겨
올해 안에 고객서비스(CS) 전담 부서 만들 계획

▲제스트큐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중국산 큐였지만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중국공장에서 요구한 비용보다 거의 배로 지불하고 만든 제품이다. 다른 중국산 큐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나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인정받은 케이스다. 잘되던 사업이었으나 루츠케이에 총력을 기울이며 제스트큐는 판권을 다른 업체에 넘겼다. 한국제품 위상을 높이고자 TPOK를 설립했는데,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회사 이익과 생산량 등을 떠나 오직 품질에 집중해 국산 큐를 만들고 싶었다.

한 기술자가 큐 제작 기계로 큐를 가공하고 있다. 전 대표는 큐 제작 기계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자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당구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비단 당구업계뿐 아니라 대부분 업종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않나. 함께 이겨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다만, 우리 회사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지 않나싶다. 당구시장 전체로 당구용품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하이엔드 큐 시장은 수요처가 명확하기에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 같다.

▲개인큐 등 한국 당구용품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우리 회사는 개인용품의 중요성을 먼저 알고 시장에 뛰어들었고, 그래서 더욱 자신 있다. 또한 하이엔드급 큐시장에서 국내에 경쟁업체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오히려 외국산 하이엔드큐와 경쟁해 국산제품의 진가를 알리는 게 관건이라 생각한다. 우리 제품엔 최고의 목재와 내부구조의 견고함, 정밀한 생산기계와 생산책임자 마인드가 어우러져 있다.

TPOK 본사 앞에 선 전남수 대표. 전 대표는 우리나라 제품의 위상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려 놓고 은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선수후원도 많이 하는데.

=김행직 이충복 김영섭 스롱피아비 등 많은 선수를 후원하고 있어 기억이 잘 안 날 정도다. 나도 선수 출신으로서 선배 입장이다 보니 회사 규모에 비해 선수후원을 많이 하는 편이다. 당구실력보다는 인성이 바른 선수를 주로 후원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나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당구계에 머무를 시간이 길어야 10년 정도라고 본다. 그 전까지 목표는 하나. 우리나라 제품 위상을 어느 외국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끌어 올려놓고 은퇴하는 것이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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