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 학교 속 다문화, 그 발전을 위해

김정겸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 2022. 11. 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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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겸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

올해 통계청에선 '2022-2040년 내외국인 인구전망'을 발표하고 귀화, 이민자 2세, 외국인 등을 포괄하여 지칭하는 이주배경인구가 2020년 218만 명(전체 인구의 4.2%)에서 2040년 323만 명(전체 인구의 6.4%)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OECD에서 이주배경인구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5%를 초과하면 그 나라를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분류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이제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로의 문 앞에 다다랐음이 여실히 증명됐다.

이와 같은 추세에 정부에서는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시작으로 다양한 다문화 정책을 제정하여 운영해오고 있다. 그렇지만 조화와 화합을 바탕으로 하는 완전한 다문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다양한 방면에서 더 많은 논의와 고찰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다문화 학생 수의 증가이다.

최근에는 우리 사회가 문화적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차이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사회 속 차별이나 편견 등이 감소하고 있다는 긍정적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 여러 문제가 발견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인식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다문화 학생 및 그 가정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도 명백히 존재한다. 이에 여기서 그 문제는 무엇이고 해결을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우선 다문화 학생과 일반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하며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2018년 OECD에서 실시한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교사들은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교수효능감 부분에서는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교실에서 다문화 학생과 일반 학생들을 함께 가르치는 교사들의 세계시민교육 역량 함양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예비 교사 양성과정에서 다양한 국제교류 및 세계시민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사들의 연구회 활동을 장려하는 등의 교사 재교육 과정에 힘써야 한다.

또한 다문화 가정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고려해야 한다.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2021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를 살펴보면 만 6세에서 24세 자녀를 양육하는 다문화 가정 부모들이 가장 어렵게 느끼고 있는 부분은 자녀의 학습지도 및 학업 관리였으며, 자녀의 학업과 진학, 진로 관련 정보 습득에 있어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영향인지 다문화 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40.5%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자녀의 학업 지도를 도와줄 수 있도록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안도 요구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서로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서로의 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의 하나로 다문화 학생들이 직접 다문화 교육을 위한 멘토의 역할을 맡도록 하는 방안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일본 고치시의 우시오에미나미 초등학교에서는 귀국아동(1972년 중일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으로 돌아온 중국 내 잔류 일본인들의 3세, 또는 4세 후손)의 학교 적응 및 일반 학생들과의 교류의 일환으로, 귀국아동들이 교사가 되어 다른 학생들에게 간단한 중국어나 중국의 놀이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일반 학생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자 하는 분위기 또한 형성되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이처럼 다문화 학생들은 누구보다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존재이면서 다른 학생들을 세계시민으로 이끌어줄 견인차가 될 수 있다.

학교는 사회와 함께 다문화로의 변화를 겪고 있다. 우리는 그 변화에 발 맞춰야 한다. 그리고 학교 속 다문화가 세계시민교육으로 나아가는 발돋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제 수용의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함께 성장하는 방향에 대한 논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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