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2002년 6월 월드컵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박경덕 대전중구문화원 국장 2022. 11. 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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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 한일월드컵, 당시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6월 초여름 더위와 더불어 세계는 월드컵으로 인해 열광의 도가니로 들끓었다.

일개 스포츠 행사에 불과한 월드컵이 우리나라에 선사한 것은 군사독재 시절에 약간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던 '하면 된다'가 세계와 어깨를 겨눌 수 있는 국가로 발돋움한 우리나라의 위상을 올릴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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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덕 대전중구문화원 사무국장

2002년 6월 한일월드컵, 당시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6월 초여름 더위와 더불어 세계는 월드컵으로 인해 열광의 도가니로 들끓었다. 대한민국이 4강 진출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경기 전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집 밖으로 쏟아져 나온 차와 사람들로 거리를 가득 메우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 전 경기에 온 국민의 관심이 고조됐고, 우리나라 국가 대표팀의 승리로 인한 흥분은 너 나 할 것 없이 표현하기 힘든 정도의 희열을 선사했다. 서울의 광화문과 더불어 전국의 도시들은 거리 응원의 열기로 가득 차 있었고, 전국의 지자체들은 안전한 축구 관람을 위한 시설 마련과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대전과 5개 구 곳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지정해 응원전을 펼쳤고, 대형 스크린은 물론 가슴을 울려주는 음향시설을 설치해 시민들의 기대를 만족시켜줬다.

더 큰 발견은 막연했던 공동체 의식의 발현이였다. 일개 스포츠 행사에 불과한 월드컵이 우리나라에 선사한 것은 군사독재 시절에 약간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던 '하면 된다'가 세계와 어깨를 겨눌 수 있는 국가로 발돋움한 우리나라의 위상을 올릴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세계와의 격차를 느끼며 좌절과 피해의식에 싸여 있던 알 수 없는 패배감을 우리나라 국민 모두 떨쳐 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축구라는 매개체로 세계의 축구 강국들과 겨누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월드컵 이후 우리나라의 전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줬다. 그동안 할 수 있는데 안 해서 못했다는 공동체적 각성을 불러일으킨 현상은 대한민국이 선진화를 넘어 선진국으로 달려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월드컵 세대라 표현 할 수 있었던 당시의 10-20대는 이전의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가 경험한 '우리'와는 결이 다른 '우리'를 경험했다. 그리고 세계 속의 '나'를 생각하게 됐고, 세계 속으로 과감히 나갔다. 그런 이들의 도전이 반복되면서, 지금의 K팝을 필두로 한 K컬처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인상 깊은 장면들을 선사하고 있는 듯하다.

2022년 11월의 월드컵이 어떤 감동을 줄 지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을 통한 공동체 의식의 경험은 계속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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