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도 못 키운 28㎓ 주파수…정부가 기대한 '신규 사업자' 있긴할까

윤지원 기자 2022. 11.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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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U+ 할당 취소되는 28㎓ 주파수…이음5G 사업자에 '주목'
할당 대가만 약 2000억원…"신규 사업자 진입 쉽지 않아 보여"
사진은 지난 8월4일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 매장에 붙어있는 통신 3사 로고. 2022.8.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사상 초유의 주파수 할당 취소로 제4의 이통사 등 신규사업 등장을 예고하는 등 이통3사 체제에 지각 변동이 생기고 있다. 현재로서는 5G 특화망, 일명 '이음5G' 사업자가 신규사업자 유력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전면적 투자에 나서려는 사업자가 등장할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12월에 예정된 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청문절차에서 할당 취소가 확정될 경우 신규 사업자 진입을 추진한다. 앞서 지난 18일 과기정통부는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해 해당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를, SK텔레콤에 대해 이용 기간 단축을 결정했다. 이들 사업자의 망 구축 실적이 의무 수량에 미치지 못하면서다.

양사에 대한 주파수 할당이 본격 취소되기 전에 청문절차라는 단계가 남아있지만 취소 결정이 뒤집히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행정절차법에 따라 지정된 청문 주재자가 사업자로부터 의견서 등을 받아 이를 검토한 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사업자 의견이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할당이 취소되면 과기정통부는 취소 주파수 대역 중 1개 대역을 신규 사업자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나머지 1개 대역 또한 일정 기간 경과 후 경쟁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이음5G 사업자가 유력 후보로 점쳐진다. 이음5G에 4.7㎓와 28㎓ 대역 주파수가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음5G는 이통사 이외의 사업자가 특정 구역 단위로 주파수를 받아 5G 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특화망을 말한다. 과기정통부는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와 5G 산업 육성을 위해 이같은 사업을 개시했다.

최근에는 최근 클라우드·시스템 통합(SI) 기업을 중심으로 특화망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음5G를 할당·지정받은 사업자는 총 12개사다. 그중에서도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은 사업자는 네이버클라우드 LG CNS SK네트웍스서비스 CJ올리브네트웍스 KT MOS 북부 등 총 5개 사업자다.

지난해 8월 이음5G를 할당받은 CJ올리브네트웍스는 내년에도 주파수 추가 할당을 신청할 계획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구축 사업은 5G를 활용하면 사업 효과를 많이 볼 수 있는 업종"이라며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할 때 5G를 활용하면 사업 가치가 더 커지는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달 말 28㎓ 대역 주파수 할당 신청이 추가 접수됐으며 이달 허가 심사를 거쳐 할당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연내 총 9개의 사업자가 28㎓ 주파수를 할당받아 이음5G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5G 주파수 할당 조건 이행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2.11.18/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다만 이들 사업자 중 KT와 LG유플러스에 할당됐던 28㎓ 800메가헤르츠폭(㎒)을 받기 위해 투자에 적극 나설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존 통신사도 돈이 안 돼서 투자를 안 한 건데 들어오려고 하는 신규 사업자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간 이통사들은 28㎓ 대역 주파수의 할당 대가로 각각 약 2000억원을 지불했지만 이를 회계상 손상 처리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재무제표에 28㎓ 주파수 이용권을 1860억원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27억2900만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2020년 28㎓ 주파수 이용권 관련 손상차손 인식액은 1941억7600만원이다.

여기에 더해 업계에서는 할당 조건에 따라 1만5000대의 장비를 구축하려면 장비 구매를 비롯해 유지 보수비 등 약 4000억원 이상의 투자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장비사마다 가격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몇백억원대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신규 사업자 진입 촉진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한 과기정통부 또한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8일 과기정통부 브리핑에 참석한 박윤규 제2차관은 "신규 사업자 부분은 저희가 말씀드릴 때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면서도 "가능한 사업자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다해서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g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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