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영호남 화합의 상징' 화개장터 "호남상인 짐 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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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군에 있는 '화개장터'는 영호남 화합의 상징으로 통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수십 년간 장사해 온 호남 지역 상인들이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3년마다 모집 공고를 내 온 하동군은 2016년과 2019년에도 입점 자격을 하동군 거주자로 제한했다가 논란이 일자 '호남장옥'이라는 이름으로 전남 광양시 거주자와 구례군 거주자에 각각 2개와 1개의 점포를 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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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구례 상인에 배정한 '호남장옥'도 폐지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경남 하동군에 있는 '화개장터'는 영호남 화합의 상징으로 통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수십 년간 장사해 온 호남 지역 상인들이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화개장터를 관할하는 하동군이 기존 입점자 계약 만료에 따른 모집 공고를 내면서 신청 자격을 하동군 거주자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하동군이 지난 17일 낸 '화개장터 장옥 입점자 모집 공고'에 따르면 농특산물·먹거리 분야는 3년 이상 하동군에 거주한 사람으로, 체험·기념품·잡화·대장간·엿장수 분야는 1년 이상 군 거주자로 신청 자격이 제한된다.
3년마다 모집 공고를 내 온 하동군은 2016년과 2019년에도 입점 자격을 하동군 거주자로 제한했다가 논란이 일자 '호남장옥'이라는 이름으로 전남 광양시 거주자와 구례군 거주자에 각각 2개와 1개의 점포를 배정한 바 있다. 두 지역 화합을 위해 호남 지역 상인들도 가게를 운영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총 74개의 점포 중 호남 상인에 배정되는 점포가 단 한 곳도 없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이 고향인 서모(73)씨는 전남 구례군으로 시집온 이후 40여년 간 화개장터를 지키면서 호떡과 농산물을 판매해왔다.
하지만 입점 자격이 강화되면서 점포를 비워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장애인 아들을 둔 서씨는 "수해와 코로나로 지난 2∼3년간 어려움을 겪다 이제 좀 사정이 나아지는 것 같아 새 기구까지 장만했는데 내년부터는 장사를 아예 못 하게 됐다"면서 "나이가 많아 새로운 일을 할 수도 없고 어떻게 생계를 이어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얼마 남지 않은 화개장터의 호남 상인들은 화합의 상징성이 퇴색되지 않도록 계속 장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군에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장터가 군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설인 만큼 군 거주자에게 우선권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하동군 측 입장이다.
하동군 관계자는 "군의 시설물을 군 거주자 기준으로 운영하는 것은 어느 지자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하동군민들도 힘든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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