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첫 월드컵 출전하는 조규성, 배짱있어 잘 해낼 것으로 믿어요”

서충섭 기자 2022. 11. 23.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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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 전환 권유한 이승원 광주대 축구팀 감독
대학축구연맹전 2연패 등 대학 전폭 지원 속 후학 양성
광주대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조규성에게 스트라이커를 권했던 이승원 광주대 축구팀 감독(광주대 제공)/뉴스1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규성이가 월드컵 무대를 경험하고 한층 더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랍니다. 항상 남들보다 더 노력해왔던 선수라 잘 할 것이라 믿어요. 다치지 않고 무사히 대회를 마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는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펼치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원톱 스트라이커 후보로 꼽히는 조규성(24·전북 현대).

한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벤치멤버였던 조규성의 원석을 가공해 보석으로 만든 이가 바로 이승원(49) 광주대(총장 김동진) 축구팀 감독이다.

이 감독은 22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제자의 첫 월드컵 무대 진출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조규성은 지난 11일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을 1시간 앞두고 공개된 한국 축구대표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은사와 기쁨을 나눴다.

"아이슬란드전이 끝나고 출국 전날 규성이에게서 전화가 와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에 포함됐다고 했어요. 드러내 놓고 표현은 안했지만 아 정말 기뻤죠. 규성이가 허리가 좋지 않아서 대학 시절에도 남들보다 운동을 훨씬 더 많이 했어요. 과부하가 될까봐 이제 운동 좀 쉬어라고 할만큼 노력을 많이 했어요."

태극 마크를 달고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된 제자에게 이 감독은 꼭 무사히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첫째도 부상, 둘째도 부상을 조심하라고 말해줬어요. 다치지 말고 꼭 마지막 경기까지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라고, 너무 부담이나 욕심 내지 말고 늘 하던대로 최선을 다하라고 얘기해줬습니다."

벤투 호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조규성은 준족을 활용해 상대 수비진을 휘젓고 장신의 공중전에서도 뒤지지 않을 전력으로 기대된다. 이 감독 또한 그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 봤다.

"규성이 만큼 신장과 나이에 있어서 강점을 가진 선수가 없죠. 경험만 받쳐 준다면 손흥민 선수에 견줄 선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봐요. 다만 해외파 선수들 속에서 규성이가 큰 국제 무대 경험이 없어 걱정인데, 워낙 배짱이 있는 친구라 잘 해낼 것으로 믿어요."

이 감독과 조규성의 만남은 2016년 10월 광주대에서다. 이곳에서 이 감독은 조규성의 인생을 바꿀 제안을 하게 된다.

"2016년 10월 광주대에 부임했을 때 규성이가 1학년이었어요. 지금 키가 188㎝인데 그 때도 키가 상당히 컸죠.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는데 그 자리에선 별로 힘이 없어보였어요. 지금보다 살도 덜 쪄서 말라보였고. 얇은 체구에 힘이 붙으면 공격수로 성공할 것으로 봤어요."

조규성이 11일 오후 경기 화성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아이슬란드의 경기에서 상대 문전을 향해 헤더를 시도하고 있다.2022.11.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때마침 공격수 자리가 비면서 조규성에 포지션을 바꿀 것을 제안했고, 미드필더만 생각하던 조규성은 처음에는 반대하다 결국 센터포워드에 섰다.

이 감독의 제안은 성공적이었다. 수비수 경험을 살려 공격을 차단하고 타고난 체격으로 공중전에서도 우위를 잡았다. 공격수로 확실히 자리매김 하면서 2018 대학리그(U리그)에서 광주대의 무패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조규성이 FC안양의 우선지명으로 조규성을 떠나보낸 뒤에도 이 감독은 그의 경기를 모니터링하며 전화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조규성을 국제 무대로 떠나보낸 이 감독은 이제 광주대를 신흥 축구 명가로 길러내며 제2의 조규성을 육성하고 있다.

그는 부임 5년만인 지난해 제57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에서 우승을 차지해 광주대를 전국 최강팀으로 올렸다. 올해 열린 제58회 대회에서도 우승하며 2연패를 달성하며 챔피언의 면모를 뽐냈다.

별세한 고(故) 김혁종 전 총장과 김동진 현 총장 등 광주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오로지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다고 했다.

"전 총장님과 현 총장님 모두 축구팀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셔서 숙소나 생활하는 부분은 수준급입니다. 덕분에 학부모들 부담도 줄고 운동 시설도 많이 개선돼 좋은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이 감독은 조규성의 성공 사례를 토대로 지방대에서도 세계 무대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도 월드컵같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꿈을 자라나는 선수들에게 갖게 하고 싶어요. 제2의 조규성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축구 뿐만 아니라 인성과 행실도 갖춘 선수들을 길러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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