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출시 대신 로열티 수입…中 게임시장 우회전략 통할까

최은수 기자 2022. 1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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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넷마블 '스톤에이지' IP 활용 中 모바일 게임 내자 판호 받아
중국서 인지도 높은 IP로 흥행 기대
게임 출시하면 매출 일부 넷마블이 IP 수수료로 거둬
중국 외자 판호 발급 1년 넘게 막히자 우회로 모색 활발

넷마블 '스톤에이지 월드' 이미지(사진=넷마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중국 정부가 1년 넘게 외산 게임에 대해 외자 판호 발급 '빗장'을 건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이 자사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중국 게임사에 제공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중국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의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신석기시대'가 중국국가신문출판서로부터 내자 판호를 신규 발급 받았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일종의 허가권이다.

이 게임의 개발사는 중국 진바오전자음향출판회사이며 퍼블리싱은 ‘갤럭시매트릭스’가 맡는다. 갤럭시 매트릭스는 게임 제작, 퍼블리싱, 운영 등을 맡고 있는 중국 게임사다. 현지에서 마블 IP를 활용한 ‘마블 퓨처파이트’, 넷마블 ‘세븐나이츠’ 그래픽 리소스를 활용한 ‘십이전기’ 등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스톤에이지 IP는 1999년 일본에서 PC온라인용으로 출시돼 2000년대 초반 한국과 중화권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03년 넷마블을 통해 12년간 PC온라인게임으로 서비스 됐다. 이어 지난 2012년에는 넷마블이 일본 ‘디지파크’로부터 스톤에이지 IP를 사들였고, 약 5년간 개발 끝에 2016년 모바일 게임 ‘스톤에이지 비긴즈’를 출시했다.

이어 2019년에는 중국 앱스토어에 ‘스톤에이지M’을 출시했고 기대 이상의 흥행을 거둬 넷마블 매출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어 넷마블은 2020년 6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스톤에이지 월드’를 출시했다.

중국이 외자 판호 발급을 중단한 이후 지난 2020년 12월 중국 앱스토어에서 서비스됐던 컴투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 외자 판호를 발급 받으면서 넷마블 스톤에이지M도 외자 판호 발급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발급되진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넷마블이 중국 게임사와 자사 게임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통해 중국 시장에 간접 진출하는 고육지책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게임이 출시되면 매출 일부를 IP 수수료(로열티)로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스톤에이지' IP가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고 흥행한 바 있는 만큼,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다수 게임사들은 IP를 중국 개발사에 제공해 실적 개선을 이뤘다. 중국 내 인기 IP을 보유한 위메이드, 웹젠, 엠게임 등은 중국 내 IP 라이선스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중국에서 20년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미르의 전설' IP를 보유하고 있고, 라이선스 매출이 실적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 미르4는 중국 판호 발급을 통한 현지 진출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엠게임은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열혈강호 온라인' 흥행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중국 파트너사와 재계약에 성공했으며 계약금액은 약 230억원에 달했다.

크래프톤은 중국 텐센트의 '화평정영'에 기술 검수를 제공하고 이에 따른 로열티를 받고 있다. 연 1조원이 넘는 아시아 매출 대부분이 로열티 수익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예로 넥슨은 지난 2005년 PC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로열티 수익만으로 연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개발사가 스톤에이지 IP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내자 판호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라며"한한령으로 외자판호 발급이 막힌 가운데 IP를 제공하는 방식의 내자판호 발급은 대안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 외자 판호 발급을 중단한 사이 중국 게임사들의 개발력은 빠르게 성장했고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어 외자 판호를 받더라도 흥행을 보장받기 힘들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중국은 포기하기 어려운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게 사실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국 IP 게임에 대해 판호를 발급했다는 점에서 중국 게임 규제가 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7월 판호를 내준 뒤 올해 3월까지 단 한 건의 게임 판호도 발급하지 않다가 4월 들어 자국산 게임 판호 발급을 재개했다. 이달 내자판호 발급에는 텐센트 '메탈 슬러그:각성', 넷이즈 '서유기: 복귀' 등이 포함됐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스톤에이지가 온전히 한국 IP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내자 판호를 발급 받은 데 충분히 의미가 있다"며"외자 판호 발급을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가 나서서 중국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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