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연의 딜 막전막후] 유니콘 문턱서 몰락한 '부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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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가 되려고 외부 자금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사업을 벌인 게 화근이었죠. 무리한 경영을 지속하는 데 대해 투자자들이 전부 등을 돌린 겁니다."
창업자인 유정범 메쉬코리아 의장이 올해 2월 자신과 다른 경영진의 지분 총 21%를 담보로 OK캐피탈로부터 빌린 360억원의 고금리 대출을 갚지 못한 게 직접적인 발단이 됐다.
회사는 올해 유니콘 기업 등극을 목표로 수천억원의 투자금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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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가 되려고 외부 자금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사업을 벌인 게 화근이었죠. 무리한 경영을 지속하는 데 대해 투자자들이 전부 등을 돌린 겁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을 꿈꿨던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를 놓고 업계 관계자들이 하는 얘기다. 회사는 투자금 유치에 실패해 유진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자인 유정범 메쉬코리아 의장이 올해 2월 자신과 다른 경영진의 지분 총 21%를 담보로 OK캐피탈로부터 빌린 360억원의 고금리 대출을 갚지 못한 게 직접적인 발단이 됐다. 회사 기업가치는 ‘처참한 수준’으로 추락했다. 현재 매각 과정에서 거론되는 ‘몸값’은 약 600억원이다. 지난해 투자 유치 당시 평가받았던 5000억원 대비 8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8분의 1토막 난 기업가치
회사는 올해 유니콘 기업 등극을 목표로 수천억원의 투자금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이 자금으로 OK캐피탈로부터 빌린 대출금도 갚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 2분기 들어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투자자들이 투자 신중 모드로 돌아서면서 위기가 감지됐다. 여름부터는 매각설이 불거졌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KT, 국내 사모펀드(PEF) 등 일부가 투자를 검토했으나 줄줄이 투자 의사를 접었다. ‘적자 기업’에 돈을 대줄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회사의 영업적자는 2020년 178억원에서 지난해 36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무리한 확장이 부른 '참사'
유 의장은 대출금을 갚을 방안이 없게 되자 지난 10월 초 경영권을 내놔야만 했다. 대출 만기가 이미 두 차례 연기된 상태였다. 매각 작업은 채권자인 OK캐피탈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매각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임차료, 임직원 월급 등 당장 운영비용도 없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시급한 만큼 OK캐피탈은 빠른 매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메쉬코리아의 몰락은 ‘전조 증상’이 여러 차례 감지됐다는 게 투자업계의 분석이다. 무리한 사업 확장이 가장 큰 문제였다. 회사의 주력 사업은 이륜 차량을 통한 식음료 등의 2~3시간 내 실시간 배송이다. 그러나 종합물류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새벽배송,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 사업 등에 잇따라 진출했다.
신사업 부문은 회사의 적자폭을 계속 키웠다. 시장 유동성이 풍부할 때는 외부 자금으로 부족한 자금을 메울 수 있었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메쉬코리아 주요 주주는 네이버(18.48%), GS리테일(18.46%), 현대자동차(8.88%) 등이다. 10%대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가 창업자의 경영 방침에 제동을 걸기는 쉽지 않은 구조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도 투자 유치를 제약한 요인으로 꼽힌다. 유 의장은 2019년 학력 및 경력 위조 사실이 알려졌다. 스타트업 투자자들은 창업자와 그의 비전을 믿고 투자한다. 유 의장의 학력 및 경력 위조 논란은 회사 신뢰에 금이 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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