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허난성 공장 화재로 38명 사망... 대부분 月20만원 받던 노인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2. 11. 2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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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난성 안양시의 한 대형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3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고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가 22일 보도했다. 이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인근 마을의 노인들로, 1000위안(약 2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고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허난성의 한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38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웨이보 캡처

화재는 21일 오후 4시 22분 안양시 원펑구 카이신다(凱信達) 무역회사의 공장 2층에서 발생했다. 소방차 63대와 소방대원 240명이 동원됐지만, 화재 발생 4시간이 지난 오후 8시가 돼서야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다. 완전 진화 시각은 이날 밤 11시였다. 유력한 사고 원인은 공장 내 불법 전기 용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공안 당국은 “사고 책임자와 용의자의 신병을 확보해 화재 원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2일 화재가 진압된 허난성 안양시의 공장. /허난일보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이유는 공장 노동자 대부분이 고령이거나 중년 여성이라 신속하게 대피하지 못했고, 공장 내 쌓여 있던 의류와 플라스틱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공장은 2층짜리 건물로 1층은 창고이고, 2층은 속옷 등 의류 가공 시설들이 들어서 있었다. 일부 현지 언론은 공장의 비상구 등 탈출 통로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유가족 리모씨는 지무뉴스에 “부모님 두 분 모두 공장에서 일하다 돌아가셨다”면서 “공장 노동자 상당수는 인근 마을의 노인들”이라고 했다. 그는 “화재 발생 후 ‘연기가 짙다’는 부모님의 전화를 받고 바로 현장에 왔지만 그 뒤로 다시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했다. 중국신문망은 “한 여성은 이번 화재로 시부모를 잃었다”고 전했다. 일부 사망자는 사체 훼손 정도가 심해 유전자(DNA) 분석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적으로 재난을 피한 생존자들도 있었다. 공장에서 의류를 가공하던 왕모씨는 “화재 발생 후 불이 빠르게 번져 밖으로 나갈 수 없었는데, 누군가 철사로 엮은 공장 울타리를 자른 후 직원들이 담장을 넘도록 도왔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저녁 허난성 공장 화재에 대해 “전력을 다해 다친 인원들을 치료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지원하며, 사고 원인을 명확히 밝혀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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