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월드컵 현장 응원 설레…8강전 표도 사놨죠”

김세훈 기자 2022. 11. 2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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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세’ 권태균 아리랑응원단장
대형 태극기 등 싣고 카타르행
“스포츠로 국민 결집 모습 뿌듯”

2006년 독일 월드컵 1차전 토고전 직전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프랑크푸르트 경기장에서 곧장 병원으로 실려갔다. 심혈관에 스텐트를 끼우는 시술을 받았다. ‘죽어도 병원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퇴원했다. 그 몸으로 프랑스전, 스위스전을 관전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1차전 스웨덴전 패배. 2차전 멕시코전을 앞두고 개인사정으로 급히 귀국했다. 광화문에서 응원했건만 또다시 져 2연패. 급한 용무를 처리한 뒤 다시 러시아로 떠났다. 돌고 돌아서 도착한 카잔. 도착한 때는 0-0인 전반 20분. 한국은 후반 막판 2골로 독일을 잡았다. 권태균 아리랑응원단장(71·사진)은 “인생 최대 희열을 느낀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권 단장은 23일 새벽 카타르행 비행기에 오른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이어온 일곱 번째 월드컵 현장 관전이다. 권 단장은 “태극 문양 응원복, 태극기, 북, 꽹과리 등을 싣고 아내와 함께 간다”며 “응원단 20여명과 함께 열심히 응원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가수 김흥국 등과 아리랑응원단원으로 활동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에는 양국 공동 응원단 ‘KJ 응원단’을 직접 조직하기도 했다. 권 단장은 “월드컵은 물론 올림픽, 아시안게임, 아시안컵을 현장에서 지켜봤다”며 “런던 올림픽 동메달 장면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 지금까지 각급 대표팀 해외 원정에 자주 동행했다.

권 단장은 어릴 때부터 축구와 야구를 좋아했다. 권 단장은 1970년 에우제비오가 이끄는 벤피카(포르투갈), 1972년 펠레가 속한 산투스(브라질) 방한 경기를 보고 축구에 빠졌다. 권 단장은 “당시 추억이 눈에 선하다”며 “이회택, 차범근은 정말 잘했다”고 기억했다.

권 단장은 카타르 월드컵 8강 티켓까지 확보했고 귀국 항공권도 오픈으로 해놓았단다. 권 단장은 “한국이 1승1무1패 또는 1승2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8강까지 오르리라 기대한다”며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도 꺾은 저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도 새로운 영웅이 등장해 한국 축구사를 새롭게 써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 단장은 “축구장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질 때 정말 감동스럽다. 우리 국민이 스포츠를 통해 하나로 결집하는 모습이 뿌듯하다”며 웃었다.

권 단장은 고령에도 건강을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축구를 보러 간다는 마음에 설레고 신명난다. 권 단장은 “축구장에서 사물놀이 등 한바탕 응원전을 벌이지 못했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라며 “2024년 파리 올림픽은 물론 2026년 북중미 월드컵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한 대 물량의 축구 기념품을 보유한 권 단장은 “작은 축구박물관도 만들고 싶다”고 희망했다.

글·사진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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