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자포리자 원전 포격 피해 심각한 수준...핵심장비는 손상 없어”

원자로 6기의 상태는 안정적
사용후핵연료, 새 연료, 방사성폐기물 건전성 확인

(에네르호다르 AFP=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가운데) 사무총장과 사찰단이 지난 9월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포격으로 손상된 건물 지붕을 살펴보고 있다. IAEA는 지난 6일 잇따른 포격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자포리자 원전 사찰 결과를 발표하고, 원전 주변에 보호구역을 설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달 19일과 20일 포탄 10여 발이 떨어져 방사능 누출 우려가 제기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핵심 시설과 장비가 손상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2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자포리자 원전에 상주하는 IAEA 소속 전문가 4명이 원전 시설 곳곳을 직접 돌아다니며 포격의 피해 상황을 살펴본 결과 핵심 장비가 파손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포격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핵심 장비가 손상되지 않았다”며 “즉각적인 핵 안전이나 보안 문제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IAEA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에 머무는 4명의 IAEA 원자력 안전 전문가들은 이틀간 이뤄진 포격의 물리적 영향을 직접 평가하기 위해 원전 곳곳을 살펴봤다.

전문가팀은 “원자로 6기의 상태는 안정적이며, 각 저장시설의 사용후핵연료, 새 연료, 저·중·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건전성이 모두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전문가들은 “이번 포격은 최근 수개월 새 이뤄진 포격 가운데 가장 격렬했다”며 “포격으로 원전 전체에 걸쳐 광범위한 피해를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에 따르면 이번 포격으로 원전의 증기발생기 증기를 응축한 응축수 저장 탱크가 부서지고 발전소 원자로 주변 주요 도로와 철도가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포탄 파편에 가압 공기 파이프라인과 특수 보조 건물의 지붕, 스프링클러 충전 파이프라인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세계 최대의 원자력 발전소 중 하나에 대한 이 같은 강도 높은 공격은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IAEA는 원전 운영과 유지 보수 인원이 투입돼 이미 피해 복구에 나섰고 발전소 직원도 현장을 청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또 원전에서 가까운 인근 도시인 에네르호다르와 주변 산업단지에 대한 포격이 보고됐지만 발전소에 대한 추가 공격은 없었다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지난 7∼8월 이후로 포격 피해가 끊이지 않았다. 방사성 물질 유출 위험이 커지면서 원자로 6기는 현재 가동을 모두 멈췄지만, 포격으로 외부 전력망이 끊기는 일은 빈발하고 있다. 양측은 포격을 가한 주체가 상대방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IAEA는 재발 방지를 위해 원전 일대를 비무장 안전 구역으로 설정하기 위한 협의를 양측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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