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복원 과정서 5·18 전시물 철거 논란
[KBS 광주] [앵커]
5.18 당시 희생자들이 안치됐던 상무관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을 하며 광주시가 작가에게 철거 요청을 했습니다.
"도청 복원을 위해 어쩔 수 없다", "작품 훼손이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보도에 배수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5.18 당시 희생자가 안치됐던 상무관.
실내 한가운데 커다란 검은 캔버스로 보이는 작품이 들어서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검은색 칠을 한 쌀입니다.
5.18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검은비'라는 작품입니다.
[정영창/'검은 비' 작가 : "시신들이 안치된 중요한 사적지인데... 이 자리에는 꼭 이런 추모비가 들어와야 하는 건물 같다."]
광주시와 문화전당은 이 검은비의 이전을 요청했습니다.
내년 상반기 시작하는 도청 복원사업 공사에 방해가 되고, 상무관 복원 콘텐츠에도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월단체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정 작가가 이전 동의 이행 각서를 썼고 세 차례의 연장 이후 재계약도 없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김란희/5·18 민주항쟁 행사위원회 위원장 : "수차례 전시 연장의 과정에서 작가는 전시 기간이 끝나면 작품을 반출·철거하기로 하고 직접 자필로 서명했습니다."]
복원공사를 위해 '이전 후 작품의 일부 또는 축소 전시' 하자는 제안도 작가는 거부했습니다.
작가와 일부 예술인들은 '검은 비'를 벽면으로 이동시켜 공사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이후 상무관 복원 콘텐츠에 검은비가 포함돼야한다는 중재안을 냈지만, 이번엔 시와 전당이 거절했습니다.
[정영창/'검은 비' 작가 : "시민들에게 3년 동안 계속해서 추모를 받고 헌화를 받은 비의 역할을 했다면... 시민들과의 대화의 장을 만들어서 검은 비의 존치 문제나 철거 문제를 나누었으면..."]
옛 도청 복원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기존 설치 미술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논란입니다.
KBS 뉴스 배수현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정현덕
배수현 기자 (hyeon237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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