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세상에 없던 우승②] 김원형은 이를 꽉 깨물었다… 최종 30인은 그렇게 탄생했다

김태우 기자 2022. 11. 2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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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형 감독은 사심 없이 엔트리 30인을 꾸렸고, 그 멤버로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내달렸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시리즈 엔트리 총원은 30명으로 정규시즌(28명)보다 더 많다. 정규시즌보다는 조금 더 수월하게 엔트리 구성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무대의 무게감은 완전히 다르다. 어느 한 자리도 허투루 생각할 수는 없었다. 김원형 감독은 최종 30인에 대해 “모두가 그 자격이 있어 엔트리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와중에 포스트시즌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파트너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과 SSG 프런트는 누가 올라오든 엔트리와 전반적인 운영에 큰 변화를 줄 생각은 없었다. 상대와 무관하게 가장 기량이 좋은 선수,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추린다는 계획이었다.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대다수 자리가 채워졌고, 남은 몇 자리에서 마지막 경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김 감독은 30인과 구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고뇌에 빠졌고 이를 깨물어야 했다. 개인적인 감정 없이, 팀을 위한 결단을 해야 했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30인 중 투수를 13명 가져간다는 구상을 일찌감치 세웠다. 선발진은 김광현, 윌머 폰트, 숀 모리만도, 그리고 오원석으로 짰다. 노경은 문승원 김택형 서진용은 필승조로 구분하고 있었다. 롱릴리프로 박종훈과 이태양을 준비하고, 좌완 고효준에 우완 최민준이 예상대로 승선했다. 여기에 마지막 투수로는 사이드암 장지훈을 낙점했다. 부상이 없다면 이 13명으로 간다는 생각이었고, 시리즈 시작까지 부상자는 없었다.

마운드의 관심사는 하나였다. 김광현 폰트 모리만도의 뒤를 이을 4선발이었다. 좌완 오원석과 언더핸드 박종훈이 경합했다. 베테랑 박종훈의 팀 공헌도와 폭발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을 터. 그러나 김 감독은 냉정하게, 또 일찍 오원석을 4선발로 낙점하고 시리즈에 대비하고 있었다. 언론에 공식 발표만 미뤘을 뿐, 첫 연습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오원석의 낙점 배경으로 ‘뛰는 야구’에 대한 방지를 들었다. kt든, 키움이든, LG든 모두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제법 있었다. 견제에 대해 스트레스가 큰 박종훈으로는 경기 흐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 김 감독은 “오원석이 키움에 약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박종훈도 상대 전적에서 강한 수준은 아니다. 상대 기동력을 고려하면 오원석이 낫다고 생각했다”면서 “박종훈도 불펜에서 충분히 뛸 수 있다. 연장 승부도 생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오원석의 선발 기용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적중했다 ⓒ곽혜미 기자

포수진은 김민식 이재원 조형우로 결정했다. 한 가지 눈에 들어오는 건 김민식의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프런트가 건의했고, 현장도 이번 시리즈에서는 그런 방향이 옳다고 봤다. 연습경기 때 김광현이 등판할 때 김민식을 붙인 것도 다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 이재원은 호흡이 잘 맞는 폰트의 경기 때 활용하기로 했다. 두 선수의 비중을 비교적 명확하게 나눈 상태에서 시리즈에 들어가고 있었다.

조형우의 낙점은 단순히 미래를 바라본 선택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당시 2군에 있었던 이흥련과 조형우를 면밀하게 비교했다. 경험은 이흥련이 조금 더 많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조형우가 투입될 정도면 경기가 치열하게 진행된 이후 막판일 텐데, 상대의 뛰는 야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형우가 현재 우리 포수 중 공을 던지는 건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조형우 또한 확실한 장점을 인정받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었다는 것이었다.

내‧외야 주전 선수들이 모두 포함된 가운데 마지막 고민은 두 자리였다. 수비 멀티플레이어인 최경모의 합류가 예상됐던 가운데 대타 및 대수비‧대주자 자원을 놓고 김 감독의 고민이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상현 하재훈 최준우 중 둘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는 한국시리즈 엔트리가 발표되기 하루 직전인 10월 30일에야 최종 결정됐다. SSG의 고민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SSG는 최주환이나 오태곤을 1루에, 김성현을 2루로 쓴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 수비부터 생각한다는 심산이었다. 안상현과 최준우의 비교에서 김 감독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면서도 “그래도 안상현은 한 시즌 동안 계속 뛰었다. 반면 최준우는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한국시리즈에 오는 시간까지 더 많은 시간 팀에 공헌한 안상현을 배려한 것이다.

막차는 하재훈이었다. 좌타 대타인 최준우를 쓰느냐, 우타 대타 자원인 하재훈을 쓰느냐를 두고 10월 29일까지 고민이 계속됐다. 김 감독은 “일단 좌타 대타로는 전의산이, 우타 대타로는 김강민이나 오태곤이 있다”면서 한 자리 결정을 마지막까지 미뤘다. 좌완에 강한 하재훈은 당초 승선이 유력한 자원이었지만, 연습경기에서의 타격감이 좋지 않아 벤치가 고민에 빠졌다. 극적으로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그렇게 최종 주자가 됐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이 구상은 비교적 잘 맞아 들어갔다. 특히 마운드 구상이 그랬다. 오원석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면서 팀이 버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결국 팀이 역전승하며 활짝 웃었다. 박종훈은 불펜으로 나선 3경기에서 1점도 실점하지 않으며 2홀드를 수확했다. 야수진도 “누굴 뽑았어야 했다”는 후회가 특별히 나오지 않았다. 갈수록 수비는 좋아졌고, 김강민 오태곤 등 백업 야수들이 맹활약하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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