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이것’ 먹으려고... 100만원 훌쩍 넘어도 몰려간 하와이 그곳

강예신 여행플러스 기자(kang.yeshin@mktour.kr) 2022. 11. 22. 21: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와이 최대 규모 미식 축제 3년만에 개최
하와이안항공, ‘온 클라우드 와인’ 행사 주최
셰프 150명 로컬 식재료로 요리 선보여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하와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주 목적은 로맨틱 신혼여행도, 대자연을 감상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먹고 마시기가 우선순위 1위다. 음식으로 특별할 게 없다고 생각했던 하와이에서 ‘먹부림 잔치’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하와이 최대 규모 미식 축제라고 한다. 지난 10월 21일 시작해 11월 6일까지, 딱 보름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얼마나 맛있길래. 기대는 채우고 배는 비우고 향했다. 기본 400달러(약 53만 원)부터, 최대 1000달러(약 134만 원)의 입장료에도 매번 수많은 인파로 붐빈다는 그곳으로.

사진= 하와이 푸드 & 와인 페스티벌 공식 인스타그램
‘하와이 푸드 & 와인 페스티벌(Hawaii Food & Wine Festival, HFWF)’은 매년 약 3주간 하와이 마우이, 빅 아일랜드, 오하우 등 여러 섬에서 열린다. 식품업계의 오스카상이라 일컬어지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ames Beard Award)’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로이 야마구치(Roy Yamaguchi)와 알란 웡(Alan Wong)이 축제의 공동 의장이다.

전 세계 인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들과 요식업계 인사 및 양조업자들이 한데 모여 하와이 지역의 대표적인 농산물, 어류, 육류 등을 사용한 요리를 시연하고 와인 시음 행사 등을 펼친다.

사진= 하와이 푸드 & 와인 페스티벌 공식 인스타그램
12회를 맞은 ‘2022 하와이 푸드 & 와인 페스티벌’에는 약 150명의 현지 및 해외 셰프들이 참가해 다양한 하와이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혁신적인 요리를 선보였다. 올해는 마우이에서 ‘제 25회 로이 야마구치 골프 클래식’으로 시작했다.

이후 바비큐를 테마로 한 행사 등 하와이 빅 아일랜드에서 다양한 요리 축제가 이어졌으며, 지난 3일부터 오아후 섬에서의 갈라 디너 시리즈로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폭풍이 쓸고간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일반인 참가자만 4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모처럼 미각 호강을 하려는 열기가 대단했다.

하와이안항공이 주최한 ‘On Cloud Wine’. /사진= 하와이 푸드 & 와인 페스티벌 공식 인스타그램
모든 행사를 다 가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오하우 섬에서 열리는 행사로 향했다. 세계 각국의 여행객을 하와이로 실어나르는 미국 하와이안항공은 올해 페스티벌의 공식 스폰서로 참여했다. ‘온 클라우드 와인(On Cloud Wine)‘ 행사에는 오아후를 벗어나지 않고도 전 세계 와인을 맛보려는 와인 애호가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4일 하와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12회 하와이 푸드 & 와인 페스티벌 ‘온 클라우드 와인’ 현장.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행사 시작 전부터 컨벤션 센터는 화려한 하와이안 패턴의 옷을 갖춰 입은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하와이 현지인부터 미국 본토,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은 3년 만에 열리는 미식 축제에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요리 전문가 20인이 선사하는 레시피와 여러 종류의 수제 칵테일, 맥주, 와인 등을 무한정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부스를 돌며 원하는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입장하자마자 뜻밖에 귀가 먼저 반응했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BTS 노래. 한국 참가자는 거의 보이지 않음에도 몇 번이나 울려 퍼지는 K-팝에 어깨가 들썩였다. 그리고 서서히 주위를 둘러봤다. 샐러드부터 스테이크, 푸아그라, 생선, 디저트까지. ‘이걸 다 먹어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요리가 사방에 즐비하다.

낯선 요리 가운데 눈길을 끈 ‘서울 소시지(Seoul Sausage).’ 한국계 미국인 형제 테드와 용 킴(Ted & Yong Kim) 셰프가 반겨줬다. 푸드 트럭 서바이벌 프로그램 ‘푸드 트럭 레이스 시즌3’에서 우승하면서 로스앤젤레스를 미식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르게 한 주인공들이라고 한다. 한국어로 인사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와인, 칵테일, 맥주, 하이볼 등 다양한 주류도 마련돼 있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음식 못지않게 고르기 어려웠던 수많은 종류의 술. 와인잔을 들고 와인 저장고를 거닐며 20여 곳의 와이너리가 선사하는 대표 와인의 향과 맛을 느꼈다.

2015년 디아지오 월드 클래스 바텐더 경연대회에서 ‘올해의 미국 바텐더’로 뽑힌 타이슨 뷸러(Tyson Buhler)도 만났다. 그는 “오늘 만든 칵테일은 ‘스트레인지 버즈(Strange Birds)’라고 한다”며 “네그로니와 비슷하지만 좀 더 스모키하고 매운 향이 난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에선 술을 잘 몰라도 된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맛을 설명해준다. 취향을 알려주면 그에 맞는 술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웨이드 우에오카 하와이안항공 총괄셰프./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행사를 주최한 하와이안항공 부스도 빼놓을 수 없었다. 하와이안항공의 기내식을 총괄하고 있는 웨이드 우에오카(Wade Ueoka) 셰프와 미셸 카르 우에오카(Michelle Karr-Ueoka) 셰프가 자리를 빛냈다.

오아후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에오카 부부는 호놀룰루의 ‘MW레스토랑’ 오너다. 웨이드 우에오카 셰프는 떠오르는 스타 셰프로 미국 내에서 인기를 얻었으며, 수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상을 수상하며 하와이 유명한 셰프 중 한 명이 됐다.

미셸 카르 우에오카 하와이안항공 총괄셰프.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파티시에로 10년 넘게 활약한 미셸은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ames Beard Award)에서 준결선에 진출한 바 있으며, 라이징 스타 셰프 어워드(Rising Star Chef Award)에서 파티시에 부문 상을 수상했다.

웨이드 우에오카 셰프는 “하와이에 온 걸 환영한다”며 “미식축제는 늘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겁다. 한국 여행객도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이 만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축제를 즐기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샌프란시스코 실크 소닉(Silk Sonic) 바에서 일하는 닉 아마노 도란(Nick Amano-Dolan)은 “축제가 정말 즐거웠다”며 “사람들이 뭘 하는지 구경하는 것도 좋고 다른 업체들로부터 영감을 받기도 하며 동기부여도 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 페스티벌을 방문했다는 한 한국인 참가자는 “올 페스티벌 역시 다양한 스타일의 메뉴는 물론 와인과 칵테일, 하이볼까지 맛볼 수 있는 미식의 장이었다”며 “2019년때와 달리 보다 넓어진 실내 공간에서 신나는 DJ 무대와 함께 쾌적하게 다이닝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맛본 요리와 술.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하와이에서 열린 대규모 미식 축제. 맛에, 술에, 분위기에 취한 3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갔다. 요리와 술을 선보인 셰프 및 양조업자들도, 이들을 즐기러 전세계서 온 참가자들도 모두 축제가 막을 내릴 때까지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 행사의 유일한 단점을 꼽으라면 입장료가 높은 편이라는 것. 다만 유명 셰프들의 요리와 각종 술들을 무한으로 즐길 수 있으니 술과 음식을 사랑한다면 한 번쯤 도전해봐도 좋다.

아울러 좋은 일에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다. 입장권 수익을 통한 페스티벌 모금액은 하와이 전통 식재료의 지속적인 조달을 위해 하와이 농업 재단 등 하와이 요리 관련 협회에 기탁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