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딱지 좀 떼자” 자취방 찾다 ‘돈방석’ 앉더니, 놀라운 일이?

2022. 11. 22. 20: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성우 직방 대표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애플과 테슬라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산업의 무게중심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겼습니다. 직방은 이 두 회사처럼 ‘좋은 집’의 기준을 입지와 인테리어에서 홈 IoT(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집의 ‘기능’으로 바꾸겠습니다. 스타워즈에 나오는 집들처럼 IoT로 똘똘 뭉친 주거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 직방의 ‘넥스트 스텝’입니다.”

‘직방’ 창업자 안성우(44) 대표가 스마트홈 비즈니스를 향후 10년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다.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동네방네 발품을 팔던 경험을 바탕으로 직방을 창업한지 딱 10년 만이다. 온라인 복덕방에서 종합 프롭테크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지난 10년간 부동산 종합 중개 플랫폼으로서 부동산 매물과 공인중개사를 품었다면, 향후 10년은 부동산 매매를 넘어 주거 경험을 혁신하는 ‘홈 OS(운영체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직방은 스타트업 투자가 얼어붙은 2022년에도 1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강한 유니콘’이다. 2019년 7000억원이었던 기업 가치는 3년 만에 2조 5000억원으로 3배 성장했다. 안 대표는 직방을 만든 창업자로서 이미 수천억원 자산가 반열에 올랐지만, 직방 미래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직방 10년 만에 CI 전면 교체…“비욘드 홈(Beyond Home)”
직방의 기존 CI(왼쪽)와 새로운 CI(오른쪽). [직방 제공]

안 대표는 22일 ‘리브랜딩 미디어데이’를 열고 새로운 로고를 공개하면서 스마트홈 사업 비전을 설명했다. 이날 안 대표는 1시간 동안 발표와 질의응답을 직접 진행하며 직방 사업 전체를 속속들이 아우르는 대표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직방은 ‘집’ 모양 CI를 10년간 유지해왔다. 새로운 로고는 중앙 집 모양 아이콘에 타원형을 얹어 ‘확장’ 의미를 더했다. 프롭테크(Property+tech)를 통해 주거 경험을 무한히 넓히겠다는 의미다. 로고에 적힌 사명도 ‘직방’ 에서 ‘zigbang’을 변경해 글로벌 사업 확대 의지를 담았다.

안 대표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은 비욘드 홈(Beyond Home)”이라며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추상적·기능적 개념의 집으로 넘어설 것이다. 집을 찾는 경험에서 ‘집에 사는 경험’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말했다.

복덕방→아파트 분양→스마트홈, 직방의 3단계 ‘변신’
직방과 삼성전자가 협업해 출시한 삼성페이 연동 스마트 도어락. [박지영 기자/park.jiyeong@]

직방은 ‘원룸 렌트’라는 틈새 시장에서 시작했다. 이사를 원하는 1~2인 가구를 집중 공략하고 풍부한 사진과 영상 자료로 오프라인 방문의 수고를 덜었다. 이어 2018년 직방은 연간 125조원 규모의 신축 분양 사업에 진출한다. 단순 중개 플랫폼에서 ‘프롭테크’로 도약하는 첫번째 발판이 됐다. 부동산 분양 시장에 디지털을 접목해 오프라인 부동산 시장의 경험을 혁신했다.

2023년은 스마트홈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안 대표는 “중개에서 시작해 신축 분양까지 확대했다. 기존 사업에서 얻은 네트워크와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라이징 홈 OS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며 “기술로 주거 경험을 혁신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직방이 개발 중인 3D 스마트홈 제어 월패드.[박지영 기자/@park.jiyeong]

지난 7월 삼성SDS 홈 IoT 사업부문 인수가 마무리된 만큼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각오다. 우선 스마트 도어록 신제품 SHP-R80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협업해 세계 최초로 ‘삼성페이’를 연동했다. 삼성페이 디지털 키를 발급 받은 스마트폰으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초광대역(UWB)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도 없다.

신개념 ‘월패드’도 개발 중이다. 월패드와 모바일 앱을 통해 집을 제어하는 서비스다. 월패드 조작 화면을 자유롭게 확대·축소·회전 가능한 3D로 제공한다. 도형, 픽토그램 일색이던 기존 월패드 UX(사용자경험)를 벗어나 보다 직관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집안 설정을 이용자 개인이 손쉽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직방 5개년 매출

직방은 ‘온라인 복덕방’으로 대한민국 사람은 모두 다 아는 서비스다. 국내 주거 임대차 시장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데 한몫했다. 하지만 중개 및 임대 서비스 모델 특성 상 광고 수익 매출이 크게 성장하기 어렵다. 실제 직방의 별도 매출은 수년째 400억원에서 정체됐다. 지난해 프롭테크 역량을 총집합한 온택트 파트너스를 내놓은 뒤 500억원으로 매출이 뛰었지만, 영업이익 82억원 적자 전환했다. 이에 직방은 초기 사업 모델의 한계를 깨기 위해 연관 사업에 진출, 디지털라이징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직방으로 인생역전…변화는 계속된다
안성우 직방 대표가 CG 기반 모델 하우스를 소개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park.jiyeong@]

온라인 부동산 광고 플랫폼이었던 직방을 만들고 지금의 유니콘 기업으로 키운 것은 창업자 안 대표다. 여러 번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 직방으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안 대표는 지난 2019년까지 약 18%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시리즈D 투자에서 지분 가치가 희석됐다고 해도 직방의 몸값이 2조원이 넘는만큼 수천억원대 자산가 반열에 이미 올랐다.

하지만 안 대표는 안주하지 않고 시대 변화에 따라 민첩하게 직방의 사업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안 대표는 “창업할 때 ‘스마트홈’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될 줄 알았냐고 묻는다면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답할 것”이라며 “스타트업은 계속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을 발견하는 것 같다. 직방이 풀어나가는 문제에 더 큰 관심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