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찰, '강간'으로 시위대 탄압..."남성·어린이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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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당국이 시위대 탄압에 '강간'을 도구로 쓰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쿠르드족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네트워크'의 레빈 라흐마니 대표는 CNN에 "이란 경찰이 반정부 시위로 체포한 여성들의 강제 자백을 받으려 그녀들의 여동생들을 심문실로 데려와 강간하겠다고 위협까지 했다"며 "결국 그들은 경찰에 순순히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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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서 성폭행 자행...미성년 남자도 범행 대상
이란 당국이 시위대 탄압에 ‘강간’을 도구로 쓰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강간을 무기로 시위에 나선 여성들의 '반정부 의지'를 꺾고 거짓 자백 등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인데,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 남성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치소에서 강간 범죄 이뤄져...이란 당국은 '쉬쉬'
CNN은 이날 이란 당국의 탄압을 피해 이라크 국경으로 도망쳐 온 시민들을 만나 강간을 자행하는 이란 당국의 실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란 감옥에서 벌어진 강간 등 성폭력 사건 11건 중 절반 이상에선 이를 사실로 뒷받침할 만한 증거도 확보했다.
성폭력 사례는 쿠르드족이 많이 사는 이란 북부와 서부에 집중됐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 쿠르드족 등 분리주의 세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CNN은 쿠르드계 이란 여성인 하나(가명)가 경찰에 체포됐던 얘기를 통해 이란 경찰이 자행한 강간 범죄의 실상을 전했다. 하나는 최근 이란 북서부 도시인 우르미아에서 히잡을 불태우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다 체포돼 경찰서 구치소에 구금됐다. 하나는 “그곳에는 시위를 하다 잡혀 온 30~40명 정도의 여성들과 소년들이 있었다”며 “경찰들은 개인 심문실로 데려가 여자들을 강간하고 이 중에는 13, 14세 정도 되는 어린애들도 보였다”고 말했다. 하나도 구치소에서 경찰에게 강간당할 뻔했지만 아버지가 보석금을 내고 빼내 줘 간신히 위기를 벗어났다고 한다.
CNN은 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아미타 아바시(20)의 사례도 경찰의 강간 범죄 사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바시는 SNS에 이란 정부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지난달 초 수도 테헤란 서쪽에 위치한 고향 카라지에서 체포됐다. 그녀는 지난달 중순 갑작스레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아바시를 진료했던 의사들은 SNS에 “그녀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녀를 풀어주지 못해 안타깝다” 등의 글을 올리며 당시 비참했던 상황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병원 관계자는 CNN에 “사복 경찰들이 아바시가 체포되기 전 강간을 당한 걸로 진단서에 적으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란 당국은 "아바시가 '소화기 문제'로 치료를 받는 중"이라며 가족의 접견을 금지했다.
성폭력 위협으로 자백 강요하기도
CNN은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보안군과 경찰이 시위에 나선 여성들을 강간하고 동영상으로도 촬영해 이들이 다시는 시위에 나설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SNS에선 지난 몇 주간 이란 보안군이 길거리에서 여성 시위대를 강간하는 영상들이 올라왔다. 쿠르드족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네트워크’의 레빈 라흐마니 대표는 CNN에 “이란 경찰이 반정부 시위로 체포한 여성들의 강제 자백을 받으려 그녀들의 여동생들을 심문실로 데려와 강간하겠다고 위협까지 했다”며 “결국 그들은 경찰에 순순히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시위에 나선 남성들도 성폭력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한 17세 소년은 CNN에 “다른 감방에서 남자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는데 알고 보니 성폭행을 당하고 있던 것"이라며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나도 고문하기 시작했고 그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CNN은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닥치는 대로 구금하고 언론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며 “이러는 사이 수면 아래에서 성폭력 피해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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