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화합 상징' 화개장터…내년부터 호남 상인 배제
경남 하동의 화개장터는 영호남 화합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두 달 뒤부터는 화합이란 말을 써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내년부터 호남 상인들은 화개장터에 가게를 열 수 없게 됐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조영남|화개장터 :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 사람]
전남 구례에 사는 서임순씨가 화개장터에 자리를 잡은건 40여년 전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자신을 위해 하동군민들이 자리를 내준 겁니다.
[서임순/전남 상인 : (하동 상인들이) 이모 이리 와. 여기 와서 장사해. 안 팔리면 우리가 사줄게(라고 했어요.)]
하지만 내년부턴 서씨의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화개장터엔 하동군민만 입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74개 점포 가운데 세 곳만 호남 상인 몫이었는데 그마저도 없어지게 된 겁니다.
[서임순/전남 상인 : 그냥 속이 상해요. 왜 전라도, 경상도를 꼭 찾아야 되냐…]
기존 상인에 계속 입점 우선권을 줬다가 민원이 빗발친 건데, 호남상인 자리만 보전해 주면 특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정석주/경남 하동군 문화관광시설담당 : (일부 영호남 상인들 간) 사이가 안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호남 화합 상징이 돼야 되는데 나가 버리고 (호남은) 3개만 남았습니다.]
[유형일/관광객 : 화합의 장으로 열려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건데 그렇게 되면 상징성이 조금 무너지지 않을까요?]
앞서 화개장터는 2014년 큰 불이 난 뒤 복구되면서 지금의 시설을 갖췄습니다.
당시에도 하동군이 호남 상인을 배제해 논란이 일자 점포 중 2개를 배정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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