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견뎌온 우크라, 추위와 단전의 4개월 '겨울 터널' 속으로

김재영 기자 2022. 11.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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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러시아 침공 만 9개월을 이틀 앞두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앞으로 4개월은 더, 하루 대부분을 전기없이 지내는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 국민은 동부 친러시아 주민 300만 명과 해외피난 700만 명을 제외해서 3400만 명이며 이 중 반에 가까운 1500만 명이 전기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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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북부, 1월 평균기온 영하8도…남부도 영하3도
수도도 하루 30분만 전기 들어와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우크라 서단 대도시 리비우시 약국이 야간 정전으로 손님 핸드폰 플래쉬에 의존해 약사가 약을 찾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22일 러시아 침공 만 9개월을 이틀 앞두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앞으로 4개월은 더, 하루 대부분을 전기없이 지내는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월 말까지 이어질 4개월은 다름아닌 추운 겨울이라 단전으로 인한 냉골의 일상에 한기가 뼈 속까지 훑고 사무치면서 많은 노약자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전망이다.

러시아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 국민은 동부 친러시아 주민 300만 명과 해외피난 700만 명을 제외해서 3400만 명이며 이 중 반에 가까운 1500만 명이 전기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국 전력망의 50%가 러시아 미사일에 끊어지고 부서져 전국민의 40%가 전기 없는 시간이 들어오는 시간보다 많은 처지에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의 우크라 국민 40%는 크름반도까지 포함한 4400만 명을 기준으로 했을 수 있다. 젤렌스키는 21일 야간 담화에서 "전기를 아껴쓰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하루 전기 소비를 시간별로 잘 배분하면 조금 더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 키이우도 전기 공급이 아주 부족하다. AP 통신은 21층 최고층 아파트를 떠나지 못하고 있던 젊은 부부가 결국 하루 단 30분 간 주어지는 전기 때문에 집을 버리고 아래 어딘가로 피난가기로 한 사정을 전했다. 3월 말 러시아군이 수도 공략을 포기하고 퇴각한 후 얼마 전까지 키이우가 즐기던 평온과 안정의 삶은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러시아 미사일이 아니라 러시아 미사일이 끊어놓은 전력망으로 인한 전력공급 중단, 정전과 단전이 우크라 전쟁의 모습을 극적으로 바꿔놓았다. 우크라군의 역공이 효과를 보아 10월1일 도네츠크주 리만에 이어 11월11일 헤르손시가 탈환되는 전세 변화보다도 전기 부족의 동절기 진입이 우크라 국민들의 절실한 현실이다.

우크라이나는 연평균 기온이 수도 등 북부가 5.5~7도, 400㎞ 떨어진 헤르손시 등 남부가 11~13도라고 한다. 이는 한국의 연평균 온도 12.5도보다 상당히 낮은 것이다. 특히 동절기 맹동의 1월 평균 기온은 남서부가 영하 3도이고 북동부는 영하 8도이다. 서울의 1월 평균기온은 영하 1.5도다.

키이우든 헤르손이든 우크라 겨울은 한국 대부분보다 훨씬 추운 것이다. 이때 전기가 하루 잘해야 4시간 밖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전기로 이룩된 근대적 일상체계가 무너지고 난방을 물론 상수도 공급도 중단된다. 우크라의 올 겨울 추위는 몇 배나 날카로운 한기로 뼛속까지 떨게 할 것이다.

21일 키이우의 에너지대책 책임자는 "따뜻한 옷가지들, 담요를 쟁여놓고 긴 단전을 견디는 여러 옵션을 생각해야 하며 그것도 지금 당장해야 비참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중에도 상당한 복구력을 보여온 전기 등 에너지 수선정비대는 "10일~12일 간만 공격이 없으면 싹 복구할 수 있을 텐데"하는 아쉬움을 참지 못한다. 푸틴의 러시아군은 크름대교 일부구간 폭발 직후인 10월10일부터 우크라 전역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을 펼치고 있다. 열흘이 아니라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수십 발의 미사일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침공 9개월 동안 약 5000발의 미사일을 우크라에 날렸는데 이 중 2000발 가까이를 최근 한 달 열흘 동안에 쏘아댔다고 할 수 있다.

이런데도 러시아의 크렘린 대변인은 지난 주말 "정전 상황과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 포격은 우크라가 (우리식) 협상에 응하지 않는 당연한 대가"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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