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헤리티지펀드는 사기"… 신한투자증권 3900억 배상해야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결정
투자자 반환 금액 4300억대
금융감독원이 4800억원대 환매 중단이 있었던 '독일 헤리티지 펀드' 를 판매한 신한투자증권 등 국내 금융회사에 투자원금 전액 반환 권고 결정을 내렸다.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지 3년만에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민법 제109조)'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이로써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이탈리아 헬스케어까지 '5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피해 구제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국내 6개 금융사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펀드와 관련한 분쟁 조정 신청 6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헤리티지 펀드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한 '기념물보존등재건물'을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GPG)이 매입한 뒤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매각 혹은 분양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의 펀드였다.
신한투자증권 등 6개사는 2017년 4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이 펀드를 판매했으나 관련 사업 시행사가 파산하면서 2019년 6월부터 환매를 중단했다. 이들 금융사는 이 펀드가 일반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보다 위험이 높고 부동산 개발 관련 인허가 지연 및 미분양 시 원리금 상환 불확실성이 높은데도 판매 당시 '2년 후 만기 시점까지 연 환산 7%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다'고 소개했다.
금감원 분조위는 당초 판매사가 계획한 투자 구조대로 사업이 불가능한데도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팔아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봤다. 사업주체인 △독일 시행사의 사업 이력 및 재무상태 허위·과장 △이면계약에 따른 24.3% 수수료 편취구조 △독일 부동산 개발 인허가 미신청 △시행사의 투자금 20% 후순위 계약 허위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이다.
분조위는 "이런 상품 구조에 따라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누구라도 이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일반 투자자가 독일 시행사의 시행 능력 등에 대해 직접 검증하길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일반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헤리티지 펀드 판매 규모는 총 4835억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이 3907억원으로 가장 많고 NH투자증권(243억원), 하나은행(233억원), 우리은행(223억원), 현대차증권(124억원), SK증권(105억원) 순이었다. 이와 관련한 지난 9월 말 기준 분쟁 조정 신청 건수는 190건에 달했다.
해당 금융사가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투자원금은 전문투자자 투자금을 제외한 4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분조위 조사에서 전문투자자는 배제했다. 전문투자자는 소송이나 개별 합의로 구제받아야 한다.
김범준 금감원 부원장보는 "핵심 쟁점은 (환매 중단) 원인이 처음부터 존재했는지, 사후 운영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여부였다"며 "투자계약서 주요 내용이 대부분 거짓이거나 과장돼 있고, 계획된 구조대로 사업이 시행되는게 처음부터 불가능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원장보는 "(헤리티지 펀드가) 사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다만 사기 범죄는 고의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금감원이 독일 시행사의 고의성 입증까지는 쉽지 않아 국내 판매펀드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로 결론 내렸다"고 덧붙였다.
판매사들이 금감원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으면 향후 소송전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윤덕진 금감원 분쟁조정국장은 "통상 20일 내에 조정안을 수락하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지급이 완료되지만 소송까지 가게 되면 여러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분조위 결정을 수락하지 않아 소송에 가게 된다면 소송 지원제도 활용 여부는 사정을 고려해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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