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 "무고통 항암제, 연말 임상절차 시작"…기대·우려 교차

이광호 기자 2022. 11. 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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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는 오늘(22일) 자사의 무고통 항암제 '폴리탁셀'의 호주 임상 1상 절차를 연말 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바이오는 이날 오후 이화여대 ECC극장에서 폴리탁셀 관련 설명회를 열고, 폴리탁셀의 임상 계획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설명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택성 현대바이오 부사장은 "호주는 병원과 직접 임상을 협상하고 이후에 호주의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고하는 방식"이라며 "임상 디자인은 나왔고, 현재 병원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부사장은 또 "1상에서 안전성뿐만 아니라 약의 유효성도 판단할 것"이라면서 "여러 병원과 지역으로 임상을 늘린 뒤 최종적으로는 미국이나 유럽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폴리탁셀은 오래된 세포독성 항암제 '도세탁셀'에 현대바이오의 약물 전달기술을 접합시킨 일종의 개량신약으로, 현대바이오는 이 약을 췌장암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을 크게 줄인 게 특징인데, 고분자 화합물로 도세탁셀을 감싸 마치 캡슐처럼 만든 뒤, 종양 근처에서 헐거워진 혈관벽을 만났을 때 종양으로 스며드는 기전을 통해 몸 전체로 항암제의 독성이 퍼지는 걸 막았습니다. 

동물실험에서 소금물을 투여한 쪽과 비교해도 체중 감소가 나타나지 않는 등 독성반응이 거의 없어 '무고통 항암제'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진근우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진근우 현대바이오 연구소장은 "도세탁셀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호중구(백혈구의 일종) 감소증으로, 호중구가 회복되기 전까진 다음 항암제 투여를 못 한다"면서 "폴리탁셀을 동물실험에서 투여했을 때는 호중구가 유의미하게 감소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약물의 농도를 관찰한 결과, 다른 장기에 비해 종양에 10배의 약물 농도가 유지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바이오는 이에 기존에 3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도세탁셀 등과 달리 임상 1상에서 1주일 간격의 투여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임상 1상은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 진행되는데 A그룹은 1주일 간격으로 2회 투여, B그룹은 1주일 간격으로 3회 투여해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기대·우려 교차…"내성 문제, 병용투여 고려"
설명회 자리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습니다. 

패널로 참석한 이화정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폴리탁셀은 종양에 10배 이상 농도가 형성돼 종양을 타겟하는 효과는 큰 듯하다"고 기대했습니다.  

또 다른 패널인 피터 쿠 전 예일대 의대 교수는 "도세탁셀도 오래 전에 미국 FDA에서 허가가 났고 폴리탁셀을 구성하는 다른 물질도 인체에 이미 사용한 것"이라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적다"고 봤습니다. 

다만 "도세탁셀 자체가 췌장암에서는 허가가 안 됐는데, 임상 디자인을 할 때 다른 암도 포함시키는 게 좋지 않느냐"고 제안했습니다. 

강석윤 아주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3주 간격으로 투여하던 과거 항암제의 치료법과 시간이 다르다"면서 "1주일씩 3주기 투여를 한다면 3주 만에 현미경에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종양이 줄어야 하는데, 30~40일이 지나면 (종양이 다시 자라서) 또다시 투여를 해야 하는 게 반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했습니다. 

박광식 현대바이오 바이오부문 사장은 "동물실험 결과 67~80%는 암세포가 사라지는 관해 현상을 보였지만, 남아 있는 암에 폴리탁셀을 추가해 완전히 없앨 수 있나 실험했는데 안 됐다"면서 "내성 문제에 대해서는 병용 투여를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바이오는 폴리탁셀을 통해 항암제의 독성을 줄인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항암제 등 독성이 강한 의약품에 이 기술을 적용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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