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대통령은 최고의 정치가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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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야심한 시간까지 백악관 집무실에 남아 일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자당 소속 국회의원을 통제할 공천권도 없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야당이 있는데 어떻게 높은 타율을 유지하는 것일까? 대통령학의 최고 권위자인 리처드 뉴스타트에 따르면 대통령의 권력은 법률적 권한이 아니라 "설득력(power of persuasion)"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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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법안은 의회의 복잡한 심의 과정을 통과해 법률화되는 경우가 꽤 많다. 야구의 타자에 비유하자면 미국 대통령은 꽤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자당 소속 국회의원을 통제할 공천권도 없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야당이 있는데 어떻게 높은 타율을 유지하는 것일까? 대통령학의 최고 권위자인 리처드 뉴스타트에 따르면 대통령의 권력은 법률적 권한이 아니라 "설득력(power of persuasion)"에서 나온다. 대통령은 "최고 명령자(commander-in-chief)"가 아닌 "최고 설득자(persuader-in-chief)"의 역할을 할 때 혁혁한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최고 설득자가 되기 위해서는 물론 정치를 잘해야 한다. 정치를 잘한 대통령은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그러지 못한 대통령은 타율이 낮다.
능변의 버락 오바마는 대국민 호소력이 뛰어났던 대통령이다. 하지만 정치인과의 소통을 등한시해 야당 의원으로부터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어눌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국민과 교감하기보다는 정치인과 격의 없이 지내며 협상하는 스타일이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국민과도 소통하고, 정치인과도 잘 어울렸다. 클린턴이 높은 타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18세기 말 미국에서 유래한 대통령제는 권력의 집중을 극히 혐오했던 미국 "건국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제도다. 그래서 국가의 3대 권력을 분할했고, 이들이 서로를 견제하여 균형을 맞추는 제도를 만들었다. 따라서 "대통령 중심제"보다는 "견제와 균형(checks and balances)"의 제도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제도를 불문하고 민주국가의 최고 지도자는 정치를 잘해야 성공한다. 그런데 대통령제에서는 더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인식을 종종 드러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는 정치인들 발언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했다. 국민만 보고 가려 한다면 오바마처럼 국민과 소통하는 법을 더 배워야 한다. 대국민 설득능력이 부족하면 부시처럼 여야 불문하고 정치인과의 소통이라도 강화해야 한다. 한국 대통령은 일단 취임하고 나면 정치는 안하고 통치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통치를 잘하기 위해서는 정치를 잘해야 한다. 대통령은 최고의 정치가여야 한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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