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MZ세대와 고용브랜드

2022. 11. 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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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춘추 ◆

최근 필자가 포럼 발제자로 초청받거나 토론을 요청받는 주제로 'MZ세대'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관련된 것이 많이 늘었다. 팬데믹으로 시작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기업의 사람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진했고, 플랫폼 비즈니스 성장에 따른 인력 공급 확대는 법적·제도적 환경 변화에 대한 요구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기업에서는 MZ세대의 급부상과 함께 수시·경력직 채용 증가, 랜선 박람회, 온라인 인적성 검사, 화상 면접과 AI 채용, 리모트 워크 증가, 언택트 사회 경험, 인디펜던트 워커 증가 등 다양한 HR 부문의 변화가 있었다. 필자가 자문교수로 참여하고 있는 CHO포럼에서도 3세 오너 일가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MZ세대 경영자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 정립을 위한 논의가 부쩍 늘었다. 이들에 대한 조직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가장 부유한 세대에서 태어난 MZ세대는 역설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적 고통과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부모 세대에 비해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 활용에 능통하다.

가을학기부터 대면수업이 재개되면서 취업을 앞둔 취준생과 마주하다보면 달라진 직업 선택 기준에 놀라기도 한다. MZ세대는 이미 조직에서 적게는 20~30%, IT·SW 업종에서 많게는 80% 이상의 인력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세대와 달리 'My Job(마이 잡)'을 중시한다. 회사보다는 본인의 업무에 만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회사와 조직적합성이 맞지 않으면 이직 의도를 보인다. 'Quiet quitting(조용한 사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는데, 이는 실제로 퇴직까지 이르는 경우가 아니라 직장에서 주어진 일 이상을 하지 않으려는 업무 분위기를 지칭하며, 최근 미국 등 기업의 HR 핵심 이슈로 급부상했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일자리 미스매칭으로 인재 영입이 어렵고 이직도 잦은 상황에서 어떻게 채용 과정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부여하고, 조직에 대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지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고용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해외에서는 고용자 브랜드(employer brand)라고 불리는 고용브랜드는 회사가 현재 및 잠재적 직원과 고용과 관련하여 제공하는 기능적·경제적·심리적 혜택이며 이해관계자가 기업을 식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말한다.

고용브랜딩은 기업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현재 및 미래의 구성원을 유인·유지하기 위한 모든 활동을 포함하는데, 최근 청년 인력 감소로 구직자 주도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는 구직자가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MZ세대 구직자들은 내가 몸담고 있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등을 포함한 경영자의 리더십, 외부 평판, 근무조건, 복리후생, 조직문화, 경력 개발, 지속가능성 등을 꼼꼼히 살핀다. 아무리 연봉이 높아도 나쁜 평판을 가진 회사에는 지원하지 않으며, 새로운 일자리 제안을 수락할 때 기업의 고용브랜드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자기중심적이면서 동시에 타인을 고려하고, 최신 트렌드를 중시함과 동시에 나만의 개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자 하는 MZ세대를 붙잡기 위해 기업은 어떠한 고용브랜드를 구축할 것인지 고민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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