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제창 거부'한 이란 국대...“살해 협박도 받고 있어”

백현기 기자 2022. 11. 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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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현재 또다른 적과 싸우고 있다.

이웃 나라인 카타르에서 열리는 이란은 아시아 최종예선 1위의 자격으로 야심차게 이번 월드컵에 나섰다.

이란은 2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잉글랜드와 맞대결을 펼쳤지만 2-6으로 대패했다.

지난 9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을 때도 이란 선수들은 국가를 부르지 않았는데, 월드컵 본선에 들어와서도 똑같이 부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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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백현기]


이란은 현재 또다른 적과 싸우고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다. 21일 오전 1시(한국시간)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 달여에 걸친 대장정에 돌입한 이번 월드컵은 여러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사상 초유에 열리는 겨울 월드컵이자, 처음으로 중동-이슬람 지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사실 등 여러 주제들이 개막 전부터 오갔다. 이웃 나라인 카타르에서 열리는 이란은 아시아 최종예선 1위의 자격으로 야심차게 이번 월드컵에 나섰다.


하지만 이란은 현재 국내 사정이 좋지 않다. 이란은 지난 9월 마흐사 아미니라는 20대 교사가 여성들의 히잡을 벗을 권리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진압대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에 반발해 이란에서는 정부에 분노하기 시작했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이란 정부는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이란 내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시위와 탄압이 이어지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큰 문제로 번지고 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이란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첫 경기를 치렀다. 이란은 2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잉글랜드와 맞대결을 펼쳤지만 2-6으로 대패했다.


이란은 메디 타레미의 두 골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내내 잉글랜드 중원과 공격진들을 효율적으로 막아내지 못한 이란은 본래 자랑했던 끈끈한 조직력과 수비력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하며 패했다.


이날은 경기 자체뿐 아니라 경기 전 이란 선수들의 행동에도 관심이 모였다. 이날 경기 직전 이란의 국가 제창 때 이란 선수들은 따라부르지 않았다. 지난 9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을 때도 이란 선수들은 국가를 부르지 않았는데, 월드컵 본선에 들어와서도 똑같이 부르지 않았다.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다.


하지만 이란 선수들의 이런 행동에 이란 정부는 여러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미러’는 “이란 선수들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국가 부르기를 거부했지만 이에 대해 친정부 세력들로부터 살해 협박까지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선수들을 옹호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 선수들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뛰겠다는 단 하나의 희망을 품고 월드컵에 왔다. 그들이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은 행동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백현기 기자 hkbaek1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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