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대선자금 줬는데 … 李, 당선됐다면 내가 이렇게 됐겠나"

이윤식 기자(leeyunsik@mk.co.kr),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유지후(yu.jihu@mk.co.kr) 2022. 11. 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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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공판에 남욱 변호사가 출석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지난 21일 석방된 후 법정 안팎에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남 변호사는 오전과 오후 서울 서초구 인근 본인 자택 앞에서 각각 1시간50분, 25분간 기자들과 만났고, 최근 자신의 진술이 바뀐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올해 대선에서 낙선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바꾼 부분은 딱 하나밖에 없다. (이재명이) 대선 후보였다"며 "나는 대선 자본까지 줬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됐으면 내가 이렇게 됐을까"라고 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대장동 수사 초기에는 "천화동인 1호 '그분'과 관련해서 이재명이 아니다"고 인터뷰에서 '이재명 측 대장동 지분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과 지난 21일 대장동 재판에서 "김만배 씨(화천대유 1호 대주주)가 2015년 2월에 대장동 지분 37.4%는 이 시장(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지분"이라고 말했다는 취지로 말하며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이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과 관련해 남 변호사는 "왜 아니라고만 하고 (나를) 위증으로 고소한다는 얘긴 안 나오냐"고 했다. 최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 실장과 김 부원장 등에게 뇌물을 줬다는 등의 진술을 하고 있는 데 대해 남 변호사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라. 우리는 목숨이 달려 있다"며 "여기에 거짓말이 있다거나 확인이 되면 살아남겠냐"고 했다.

남 변호사는 김만배 씨가 재판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혐의를 부인하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남 변호사는 "아직도 난 그분(김만배) 속을 모르겠다. 만배 형을 10년 넘게 봤지만 오늘 한 얘기를 '난 오늘 그런 얘기한 적 없다'고 하니까 당황스럽다"고 했다.

또 "이제 와서(김만배) 형이 내 징역을 대신 살아줄 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남 변호사와 달리 김씨는 해당 대장동 지분이 자신의 몫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남 변호사는 "내 입장에서 억울한 건 중간에 (김만배 등) '형들이 한다' '너는 빠져라' 그래서 빠졌는데 왜 나한테 책임을 미루냐는 것"이라면서도 "서운함이나 분노는 다 넘어섰다. 내가 잘했으면 이런 일 있었겠나.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가장 후회되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2020년에 다시 유동규 형을 만난 것이다. 그러지 않았으면 구속 안 됐을 것"이라고 했다. 남 변호사는 2020년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유원홀딩스에 투자 명목으로 35억원의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해 10월 정 실장에게 수천만 원의 현금을 건넨 혐의도 있다.

검찰은 정 실장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경기도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정 실장의 경기도청 근무 당시 이메일 등 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이 대표를 비롯해 정 실장과 민주당이 주장하는 '정치수사' 프레임에 강력 반박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정 실장이 구속된 직후 페이스북에 '유검무죄 무검유죄'라며 대장동 수사를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검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 근거도 없이 검찰 수사를 비난하는 건 악의적 정치 프레임이다.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정 실장 측이 검찰의 영장 기재 사실과 달리 "변호사 사무장 근무 이력이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검찰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기재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1일 대장동 재판에서 남 변호사가 나서서 폭로를 한 것과 관련해 '검찰-남욱 사전 조율설'이 제기된 데 대해 검찰 측은 "분명히 말하지만 남욱의 법정 증언은 저희가 사전 조율한 바 없다"고 했다. '검찰-유동규 형량 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형량 거래란 있을 수 없다"며 "그런 말하는 것 자체가 사법 절차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대장동 사업 진행 과정에서 파생된 지방자치권력과 민간업체 유착으로 이뤄진 범죄로 보고 있다"며 "정 실장이 이 대표와 관련성이 있어서 그런 (지자체) 권력을 가지게 됐다고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이 구속 직후 구속이 합당한지를 법원이 심사해 달라고 요청해 23일 오후 구속적부심이 열린다. 검찰 측은 "피의자의 권리로 보고 있다. 검찰도 충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식 기자 / 안정훈 기자 / 조동현 기자 / 유지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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