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패션 성지'로 뜨는 성수동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2. 11. 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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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커·디올 명품매장 개점
제품 만드는 장인 대거 밀집
제조부터 디자인까지 한번에
성수동 패션·뷰티업체만 10곳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의 명품 매장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왼쪽은 디올, 오른쪽은 비이커 매장. <이승환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가 '패션 인큐베이터'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일대는 수제화업체가 밀집해 그동안 '수제화 거리'로 불려왔지만 최근 들어 명품 매장과 함께 디자이너 스튜디오와 각종 편집숍이 들어서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디올과 비이커가 잇달아 성수동에 매장을 개설하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생)를 위한 명품 거리로 변모하고 있다.

22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비이커 성수점은 지난 18일 개점한 뒤 사흘 동안 8000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2600명이 오갈 만큼 인산인해를 이룬 것이다. 그만큼 성수동 일대는 MZ세대가 몰려드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5월 디올이 명품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 때만 해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비이커까지 성수동에 자리 잡으면서 사람과 돈이 모이는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성수동은 패션 업계가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구비했다는 평가다. 먼저 제품을 만드는 장인이 대거 밀집해 있다. 성수동 수제화 거리는 1970년대에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서울에서 땅값이 저렴한 성수동 지역에 수제화업체들이 자리 잡았고 자연스럽게 기능공도 몰려들었다. 실제로 이 지역 내 수제화 생산업체는 350여 개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디자이너들이 성수동 일대에 스튜디오를 내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 제조와 디자인 모두 한곳에서 가능해졌다. 수제화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이를 대체할 젊은 디자이너가 유입되면서 성수동은 '패션 용광로'로 부상하고 있다.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 원·부자재 유통업체만 100여 곳이 밀집해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디자이너가 1인 기업을 만들더라도 제품을 제작해주는 기능공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강남 지역과 가까우면서 임대료가 강남보다 낮은 것 역시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이 강남구 청담동과 용산구 한남동에 이어 성수동에 비이커 매장을 개설한 이유도 이와 같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MZ세대 취향에 맞춰 장기적으로 선보일 브랜드를 발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션업체들 또한 발 빠르게 성수동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그동안 서울 강남 지역에 주로 위치해온 업체들이 앞으로 성수동에서 패션 트렌드를 선도할 것으로 보고 본사를 이전하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인 무신사는 지난 9월 본사를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성수동으로 이전했고, 선글라스 제조사 젠틀몬스터도 성수동 이전을 앞두고 있다.

패션 산업과 밀접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 역시 성수동으로 모여들고 있는데 SM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밖에 '아더에러' '커스텀멜로우' 등 패션 브랜드부터 '이솝' '르라보' 등 수입 뷰티 브랜드까지 성수동에 자리 잡은 패션·뷰티 업체는 10여 곳에 이른다. 해외 유명 명품업체인 루이비통도 지난해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개설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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