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체들, 전세계 '탈모 고민' 해결 앞장선다

조민규 기자 2022. 11. 2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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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학회 임상 발표 등 적극 행보…시장 공략 본격 나서

(지디넷코리아=조민규 기자)국내와 해외 탈모치료제 시장을 놓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준비 중이다. 해외 학회에서 긍정적인 효능‧효과를 확인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거나, 제형변경‧공장증설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브리지 마켓 리서치(Data Bridge Market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탈모치료제 시장은 2020년 76억 달러에서 연평균 8.1% 성장애 2028년경에는 약 142억 달러 규모로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이 중 연평균 5.9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미국은 2021년 18억3천935만 달러에서 2029년까지 29억960만 달러 규모로 확대가 예상되고, 연평균 6.1% 성장하고 있는 유럽은 2027년경에는 13억9천61만 달러 규모록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유유제약은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해 미국과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포부다.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는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모발학회에서 안드로겐성 탈모(AGA) 적응증에 대한 미국 및 유럽 두타스테리드 정제 임상시험 진행 계획(프로젝트명: DUT)을 발표하며 미국 및 유럽 탈모치료제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DUT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0.5㎎ 도즈로 정제 사이즈를 3분의 1로 줄여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개선하는 것이 개발 목표다. 2023년 미국 FDA 및 유럽 EMA와 Pre-IND 미팅 후 2024년 임상시험에 돌입해 2026년 미국 및 유럽 탈모치료제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두타스테리드 성분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탈모를 유발하는 DHT 호르몬으로 변화하도록 작용하는 5알파 환원효소 Type-Ⅰ 및 Type-Ⅱ 모두를 억제하는 작용기전으로 DHT 호르몬이 생성되지 않아 테스토스테론이 체내에 축적되고 탈모 진행 방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제공=유유제약)

유원상 대표는 "한국과 일본에서 탈모치료제로 허가 받아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두타스테리드 성분이 미국 및 유럽에서는 아직 탈모치료제로 허가 받지 못했으나 의료현장에서 오프라벨로 처방되는 미충족수요(Unmet Needs) 상황임을 확인했다”며 “유유제약은 현재 두타스테리드 성분 의약품을 자체 생산 및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R&D 진행에 더욱 강점이 있다”고 밝혔다.

JW중외제약은 Wnt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의 작용기전과 전임상 효능평가 결과를 최근 일본 효고현 아와지 유메부타이에서 열린 Wnt 2022 학회에서 공개했다.

JW0061은 피부와 모낭 줄기세포에 있는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시키는 혁신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이다.

Wnt 신호전달경로는 배아 발생 과정에서 피부 발달과 모낭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피부 줄기세포가 모낭 줄기세포로 변해 모낭으로 분화하는데 필요하다. 특히 모근 끝에 위치해 모발의 성장과 유지를 조절하는 모유두(Dermal Papilla) 세포 증식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표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JW0061이 모유듀 세포에 있는 GFRA1 단백질에 직접 결합해 Wnt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되는 작용기전을 새롭게 확인했다.

(사진제공=JW중외제약)

이와 함께 모발이 자라는 생장기의 발모와 모낭 수 증가 효과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도 발표했는데  JW0061, 표준치료제, 위약 등을 각각 실험부위에 도포한 결과, 약물 도포를 시작한지 34일째 기준 위약군 대비 JW0061의 우수한 모발 성장과 모낭 신생성 효과가 확인됐다. 또 표준치료제 대비 동등 이상의 발모 효과를 검증했으며, JW0061과 표준치료제 병용요법은 최대 발모 효과를 보였다.

JW중외제약은 앞으로 JW0061을 기존 탈모치료제를 보완‧대체하는 새로운 혁신신약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으로 2024년 상반기 임상시험 개시를 목표로 GLP 비임상 독성평가를 하고 있으며, 미국 피부과 분야 핵심의료진과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다.

박찬희 JW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현재 시판 중인 안드로겐성 탈모치료제와 임상 물질 중에서 직접적으로 약물과 단백질이 결합하는 타깃 분석과 발모 작용기전을 명확히 규명한 약물은 없다”며 “이번 JW0061의 연구 결과는 GFRA1을 타깃으로 하는 저분자 약물의 최초 보고 사례로 혁신적인 탈모치료제 후보물질로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벤티지랩도 최근 열린 세계모발연구학회 2022에서 장기지속형 탈모 치료제 ‘IVL3001’(피나스테리드 1개월 지속형)의 임상 1·2상에서 모든 용량군이= 목표 유지기간인 1달 동안 혈중 약물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임상에 따르면 탈모치료 관련 생물학적 지표인 혈중 DHT 농도는 유효하게 감소했으며, 특히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초기약물과다 방출(initial burst)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주사 후 제로 오더(Zero order)에 가까운 안정적인 약물 혈중 농도를 유지해 시험 대조약인 프로페시아의 최고 혈중 농도보다 이하의 수치를 유지해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인벤티지랩은 내년 IVL3001 임상 3상을 비롯한 후속 임상 연구를 대웅제약과 공동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무진메디는 미국과 호주에서 도포형 남성형 탈모치료제 개발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이번 특허 기술은 기존 탈모 치료 약물(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이 봉입된 나노 리포좀-마이크로 버블 구조체를 화학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탑재한 탈모 개선 또는 치료용 조성물에 관한 것이다.

회사는 두피 도포가 가능한 제형인 마이크로 버블 구조체를 사용해 모낭 세포 전달 문제를 해결했다며, 외부 초음파 자극에 의해 약물을 모낭 세포에 효율적으로 전달해 탈모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무진메디는 이번 해외 특허 취득 기술을 적용한 도포형 탈모치료제(가칭 HUTERA) 개발하며 하남에 무균GMP시설을 구축하는 등 적극 행보에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성공적인 국내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 중인 탈모치료제는 내년 하반기 시판이 예상되며, 이번 미국과 호주 특허를 통해 글로벌 탈모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라며 “해당 물질 특허는 이미 한국과 일본에서 특허 취득을 완료했고, 중국‧홍콩‧베트남‧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도 특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탈모시장은 경쟁이 확대되며, 편의성을 높인 제형을 변경하는 등 다양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 경쟁이 더 치열한 상황이다. 탈모치료제 시장의 가장 큰 허들은 가격과 부작용이었는데 제네릭 출시로 약값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프로페시아 특허 만료 당시 100여 품목 가까운 제네릭이 허가를 받았고, 아보다트 특허 만료에서도 30여품목이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가격 경쟁력 보다는 복약 편의성에 중심을 둔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탈모로 진료 받은 환자는 23만4천780명으로, 업계에서는 잠재적 환자까지 포함하면 환자 수는 약 1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보령제약은 뿌리는 탈모약 ‘핀쥬베’(피나스테리드)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1월 알미랄과 세계 최초 스프레이 제형 피나스테리드 탈모약 핀쥬베(Finjuve)에 대한 국내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하며 관심을 모은 보령제약은 지난 9월 품목허가를 받으며 2023년 상반기 국내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피부과 의약품 전문 글로벌 제약사인 알미랄(Almirall, S.A)이 개발한 핀쥬베는 세계 최초 ‘뿌리는 피나스테리드 탈모약’으로 성인 남성의 안드로겐성 탈모증에 처방되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경구용이 아닌 스프레이 제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탈모 부위 두피에 직접 분무되는 국소 치료 방식으로, 경구용 피나스테리드에 비해 효능‧효과는 동등한 수준이지만,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안전성을 높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뿌리는 피나스테리드 탈모약 ‘핀쥬베’(사진제공=보령제약)

임상시험 결과, 투여 24주 후 핀쥬베 투여군의 특정부위의 모발 수가 투여 전 대비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조군으로 설정된 남성형 탈모치료제로 가장 널리 쓰이는 경구용 피나스테리드 1㎎ 투여군의 특정부위 모발 수와 비교했을 때에도 동등한 수준의 효능을 보였다. 반면 핀쥬베 투여군은 경구용 피나스테리드 1㎎ 투여군 대비 100분의 1 수준의 혈중농도를 보이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핀쥬베는 피부 친화성이 높은 수용성 반합성폴리머를 함유하고 있어 주성분인 피나스테리드가 두피 내 진피까지 깊이 침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또 탈모 부위에 약물 도포시 꼬깔 모양의 스프레이 전용 콘(Cone)을 사용해 밀폐시킴으로써 약물이 탈모 부위에 효율적으로 도포되며, 외부로 비산되는 것을 방지해 안전성을 높였다.

올해를 탈모 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정한 한올바이오파마(이하 한올)는 대전에 탈모치료제 전용 생산라인을 완공해 탈모치료제 성분인 피나스테리드 및 두타스테리드의 생산능력이 기존 생산량 대비 3배 이상으로 늘리고, 생산 효율성 향상시켜 원가경쟁력도 강화에 나섰다.

한올에 따르면 탈모치료제 ‘헤어그로정’(성분명 피나스테리드)과 ‘아다모정’(성분명 두타스테리드)의 매출은 지난 4년간 연평균 31%씩 성장했다.

아다모정은 오리지널 제품 대비 크기를 대폭 축소한 제형으로 복용 편의성했고, 특히 제품의 장축이 8.5㎜로 오리지널과 비교해 약 56% 줄였다. 또 정제(Tablet) 타입으로 여름철 고온‧고습한 환경으로 인해 녹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연질캡슐 제형 대비 보관을 용이하게 했다.

조민규 기자(kio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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