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안→데자인→디자인으로…해방 이후 근현대 디자인의 모습(종합)

황희경 2022. 11. 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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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1950∼1960년대 태동했던 한국 근현대 디자인의 모습을 아카이브로 살피는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전이 23일부터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1년 미술관에 기증된 산업미술가 한홍택(1916∼1994)의 작품과 아카이브, 올해 기증된 이완석(1915∼1969)의 아카이브가 바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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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한홍택 기증 아카이브 바탕으로 한 '모던 데자인'전
한홍택, 해방, 1945,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산업미술은 생활하는 미술이요, 산업하는 미술이며, 나아가서는 외교하는 미술이다."(1955년 '한홍택 작품전' 브로슈어 중)

해방 이후 1950∼1960년대 태동했던 한국 근현대 디자인의 모습을 아카이브로 살피는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전이 23일부터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1년 미술관에 기증된 산업미술가 한홍택(1916∼1994)의 작품과 아카이브, 올해 기증된 이완석(1915∼1969)의 아카이브가 바탕이 됐다.

한홍택과 이완석 등은 해방 직후인 1945년 12월 우리나라 최초의 디자인 단체인 '조선산업미술가협회'(이하 산미협회. 현 대한산업미술가협회)의 창립을 주도했다.

산미협회는 '디자인'이라는 용어조차 없었던 시대 해마다 꾸준히 전시를 열며 산업미술이라는 분야를 사회에 알리려 노력했다. 4부로 구성된 전시는 한홍택의 작업을 중심으로 초기 산업미술가들의 노력과 성과를 소개하며 한국 근현대 디자인사를 정리한다.

1부에서는 한홍택의 초기 작업과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산미협회의 창립과 해방 이후 활동을 살핀다. 일본에서 도안(디자인)과 서양화를 공부하고 귀국해 유한양행에서 광고 제작과 도안을 담당했던 한홍택의 초기 작업과 해방 이후 한글 교육을 위해 제작된 어린이책의 삽화 원화 등을 볼 수 있다. 이완석이 천일제약의 도안 담당으로 근무했던 시기 수집했던 천일제약의 상표와 광고, 포장디자인 관련 자료들도 나왔다.

이완석, 서울바레단, 1950, 종이에 채색, 75.5 × 51.5cm. 예화랑 소장.[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부에서는 디자인이 '데자인'으로 불리던 시절, 아직 산업적 토대가 부재해 산업미술가의 작품이 양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았던 시대에 산업미술가들의 다양한 제안과 실험을 살핀다.

서구적인 미인이 등장하는 포스터와 표지화 등을 즐겨 그렸던 한홍택의 여성잡지 표지 작업, 상품을 위한 포장 디자인, 제품 도안 등이 2부 전시에 나왔다.

3부에서는 디자이너이자 미술가라는 두 가지 정체성을 모두 지녔던 한홍택과 문우식(1932∼2010)의 작업을 함께 소개한다. 문우식은 화가로 출발했지만 1964년 제14회 산미협회 회원전에 출품한 이후 산업미술가로 입지를 넓혀 활동했다.

4부에서는 다양한 관광포스터를 소개한다. 1960년대 정부는 관광산업 활성화에 나섰고 산미협회는 지역을 주제로 한 관광포스터전을 열기도 했다.

한홍택, 경주, 1950, 종이에 포스터물감, 76 x 106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후대 디자이너들의 작업들도 커미션(주문제작) 작품으로 함께 선을 보인다. 폰트(글꼴)라는 개념이 없던 1950∼1960년대 신문과 잡지, 포스터, 음반 아카이브에서 추출한 실제 글자들을 모은 '한글 레터링 쇼케이스'(장우석), 1950∼1960년대 기업들의 로고를 복원한 '로고 아카이브 50-60s. 기업의 성장'(김광철) 등이다.

이번 전시는 아카이브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아카이브 기증 이전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한홍택의 작품은 3점에 불과했지만 700여 점으로 구성된 아카이브가 기증되면서 그의 작업을 폭넓게 살필 수 있게 됐다.

이현주 학예연구사는 "개인의 추억과 기억에 그칠 수 있는 아카이브가 공공미술관에 기증되며 연구 기회가 주어지고 그 의미가 확장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26일까지. 유료 관람.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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