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세입자가 甲”…역전세난에 집값 하락까지 집주인 시름 늘어간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2. 11. 2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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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주택공급 증가로
주택가격 하락 더 하락할 수도

11·10 대책 대출규제 완화는
주택 급락 다소 진정시키는 효과 기대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격이 낮아 현금이 없더라도 매입 가능하거나 오히려 돈을 받을 수 있는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5일 서울 서대문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세보다 싼 급매’ 매물을 알리는 전단이 붙어있다. [이충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기준금리도 동반 상승하면서 주택 매수세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거래 절벽에 주택 가격 역시 큰 폭으로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올 연말 입주물량 증가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까지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22일 한국지방세연구원의 ‘역전세난과 주택가격 변화의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2020년 8월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이후 가파르게 올라 올해 1월까지 18개월 동안 14.98% 상승했다.

그러나 급등하던 전셋값은 이후 전세대출 강화, 금리 인상 등으로 올해 2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이달까지 9개월째 하락 중이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역시 지난 9월 기준 63.8%로 최고점인 2017년 12월 68.7% 보다 낮아졌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주택가격이 떨어지면서 전세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어, 전세가율 역시 소폭 하락하고 있다”며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전세가율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저금리 시기인 부동산가격 상승기에는 전세자금대출이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극대화해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며 “고금리 시기에는 전세자금대출이 부동산가격 하락을 촉진해 역의 레버리지 효과로 집값 하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대도시 주택 입주물량이 적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역전세난’이 발생했는데 이는 높은 전세자금 대출금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4년 이후 전세자금대출이 과잉공급 됨에 따라 가계 대출이 높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대출을 통해 전세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역전세난은 주택가격을 하락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신규 주택 입주물량이 통상 연말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올해도 적잖은 물량이 연말부터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이달 강서구 우장산숲아이파크(576가구)를 비롯해 서대문구 힐스테이트홍은포레스트(623가구), 다음달 마포구 마포더클래시(1419가구), e편한세상홍제가든플라츠(481가구)가 예정돼 있다.

지역별 올해 말과 내년 초 입주물량을 보면, 경기·인천·대구·충남·부산·서울 순으로 물량이 집중돼 전세·주택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지당 평균 입주 가구가가 많은 인천의 경우 전세·주택가격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정부의 11.10 대책에 대해서는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지원은 전세 수요자에게 큰 혜택이 될 수 있으나, 그 대상이 확대되면 전세가격과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금리 상황에서는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돼 전세에서 월세시장으로 전환되는 모습도 동반할 수 있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이어 전세자금 대출 확대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고 있어 저소득자에게는 도움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고금리 상황에서 추가 대출을 발생시킬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역전세난에 따른 전세 및 주택가격 조정은 코로나19 시기에 발생한 주택시장의 이중버블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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