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서 "골 때리던 '몸값', 에너지 모두 쏟았죠" [인터뷰]

황서연 기자 2022. 11. 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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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종서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버닝', '콜', '종이의 집'에 이어 '몸값'까지, 전종서가 또 한 번 강렬한 변신을 꾀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생존을 향한 날 것의 욕망을 드러내는 '몸값' 속 경매사 소녀의 모습에서는 그만의 독창적인 연기가 묻어났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티빙 웹드라마 '몸값'(극본·연출 전우성)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충현 감독의 동명 단편영화가 원작이다.

전종서는 장기매매 조직의 에이스 경매사 박주영 역을 연기했다. 박주영은 조직에 오래 몸담고 있던 인물로, 갑작스러운 지진이 일어나자 노형수(진선규) 고극렬(장률) 등과 탈출을 위해 생존 경쟁을 벌인다. 그는 생존에 대한 강렬한 욕구와 건물에 대한 사전 지식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머리를 쓰고 행동을 취하는 인물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올해 초 촬영을 마친 '몸값'은 후반부 편집을 거쳐 최근 티빙을 통해 공개됐다. 전종서는 '몸값'의 첫인상을 소위 '골 때리는' 작품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이야기가 워낙 신선했다. 워낙 우수했던 원작 단편 영화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장편으로 잘 만들어져 새 시대 디스토피아 물을 보는 듯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전종서는 시나리오가 온전히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품에 합류해 함께 캐릭터를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단편 속 주영의 경매사 설정을 유지하되, 지진이 벌어짐과 동시에 모든 인물이 평등한 선상에 놓이는 상황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평소 '워킹데드' 등 디스토피아 물에 매력을 느꼈다는 전종서에게 '몸값'은 더욱 매력적인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만약 지구가 멸망한다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다면, 모든 사람들의 가면이 벗겨진다면 그 안에 또 다른 세상이 생길 거라는 상상을 했어요. 주영은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빠르게 머리를 굴리는 인물이죠. 사람들을 이용하고, 필요할 땐 폭탄도 터트리고 거짓말도 서슴지 않아요. 그런 주영을 통해 유머러스한 서바이벌을 그려내는데 집중했고, 동시에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놓치지 않는 선에서 빌런으로서의 탈출법도 고민했어요."

배우 전종서


작품에 대한 만족도와는 별개로, 전종서는 '몸값' 촬영장을 가장 힘들었던 현장으로 꼽았다. 대부분의 장면에서 재난 상황으로 인해 몸이 젖어있었기 때문. 그는 "1회 빼고는 마지막까지 모든 장면에서 몸이 젖어 있었다. 말 그대로 '물과의 전쟁'이었다"라며 "추웠다가, 잠시 따뜻하게 있다가, 다시 젖어서 추위를 느끼다 보니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다. 그럼에도 힘듦보다는 재미를 더 크게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작품의 백미로 꼽히는 원테이크 촬영도 녹록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종서는 "촬영 전부터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하고 걱정을 했었다. 한 컷이 15분, 길게는 20분도 가다 보니 더욱 집중해야 했다"라고 했다. 그는 "대사를 외우고 긴 동선을 맞추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으나, 오히려 컷이 끊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생기는 집중력과 몰입감으로 인해 연기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체험하는 장이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에서도 많은 경험을 했다는 전종서다. 그는 "'몸값'은 쉴 새 없이 대사를 주고받는다. 공란이 없다. 침묵 없이 모터를 돌리며 모든 장면을 채우는 것은 형수의 몫이고, 내가 연기한 주영은 잠깐 나타나서 펀치를 날리고, 칼로 상대를 베고 도망가 버리는 인물"이라며 "완벽한 계획을 가지고 출발했다기 보다는 진선규, 장률과의 연기와 내가 했던 것들의 밸런스가 잘 맞아 케미스트리가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특히 진선규와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는 "애드리브를 잘 못하는데, 선배님의 순발력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극 중 형수와 주영은 1회 초반 모텔에서 원조교제를 위해 만나는 장면부터 시작해 서바이벌 안에서 함께 생존해 나가는 관계다. 전종서는 "주영이 모텔 지도를 머릿속에 가지고 있고, 주영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중심축으로 내세우되 이를 장난스럽게 풀어내자는 식으로 함께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 두 캐릭터의 관계가 치고 빠지는 놀이처럼 보이기를 원했고, 여고생과 아저씨 사이의 관계성도 살리려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배우 전종서


이러한 전종서의 열연에 전우성 감독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순간 카메라에 잡히는 전종서의 얼굴에서 묻어나는 에너지에 놀라곤 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전종서는 "사실 내 얼굴이 화면에 나오는 것에 대해 객관화가 잘 안 되는 것 같다. 그냥 관객으로서 작품 전체가 재미있는 지를 주로 보게 되고, 주변에 물어보는 편"이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에너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든다. 잔잔한 작품이건, 다이내믹한 드라마가 펼쳐지는 작품이건, 어떠한 상황에서도 에너지가 전부라는 생각으로, 마치 보석을 품듯 내 안에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려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상 속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말 별거 아닌 것, 예를 들어 어떤 애니메이션을 보고 어린 시절을 떠올리거나, 깊게 잘 자고 난 날 아침에 먼 카페에 가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친구랑 셀카를 찍는 일상에서 힘을 얻는다. 이런 사소한 순간이 모이고 모여서 결국 연기를 할 수 있는 원천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종서는 "돌이켜보니 영화 '버닝'으로 데뷔한 이후 계속 쉬지 않았더라. 계속 촬영을 하다 보니 너무 힘들고, 무엇보다도 취향이라고 생각하고 아껴오던 행위들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시기가 있었다"라며 "지금은 일부러 시간을 내 하루를 비워서라도 좋아하는 일들을 하나씩 해 에너지를 채우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몸값'의 홍보 활동을 마친 뒤에는 내년 1윌까지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원하는 만큼 자고, 지인들과 통화를 하며 지난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그리웠던 일상을 되찾았다"라며 근황을 밝혔다.

전종서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후 계속해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몸값'의 시청자들에게 받은 감상 메시지에 큰 감사를 느끼며, 배우로서 처음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고도 말했다. "연기를 더욱 열심히 하고, 많은 것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있다"는 전종서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티빙]

몸값 | 전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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