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조가 직장내 괴롭힘?…폭언하고 '대리 사과' 요구도(종합)

최성국 기자 정다움 기자 2022. 11. 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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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구 노조 의회업무 공조 요청 직원에 사과 요구
같은 노조인데 집행부 분리…"하소연 할 곳도 없어"
광주 남구청사 전경./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정다움 기자 = 직원들을 대변하고 보호해야 할 광주 공무원노조가 오히려 직장내 괴롭힘을 가하고 있다는 주장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22일 광주 남구 등에 따르면 광주 남구청 소속 공무원인 A씨는 최근 남구 공무원 노조에 탈퇴신청을 했다.

노조 측이 지난 18일 하위 직급인 A씨에게 '남구의회를 대표해 사과하라'고 요구하면서다.

A씨는 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의원들의 지시를 받아 '주민이 직접 의회에 행정사무 내용을 제보할 수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제작, 구내 동행정복지센터에 해당 현수막을 걸어달라고 담당자들에게 업무 협조를 요청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노조는 "의회가 집행부에 일을 시킨다"고 반발, 의회에 항의 공문을 보내는 대신 A씨에게 '남구 의회를 대신하는 사과'를 요구했다.

노조 측의 요구에 A씨는 결국 자신이 업무 협조를 요청했던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노조는 다수 직원들이 속해 있는 단체대화방에서 사과를 재차 요구했고, A씨는 의장 등을 대신해 사과글을 올렸다.

A씨는 "업무의 일환으로 공조 요청을 했고, 노조에는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하지만 노조 측의 강력한 항의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 또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고 의회와 구청의 인사권이 분리되기 전인 지난해까지만 해도 집행부였다"며 "업무에 실수가 있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자괴감이 든다"고 호소했다.

또 "의회 근무자들도 의회직으로 분류됐을 뿐 모두 공무원 노조 조합원이다"며 "의회는 별도 노조가 없어 중재 요청을 할 수도 없고 결국에는 개인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광주 남구청 공무원 노조위원장이 '노조 탈퇴'를 이유로 직원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가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무원노조 남구지부장은 지난 14일 오전 10시쯤 남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를 방문, 남구청 소속 하위직급인 여성공무원 B씨와 일대일 면담을 진행했다.

업무시간에 진행된 30여분간의 면담에서 B씨는 노조지부장으로부터 각종 폭언과 협박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1달 전 B씨가 지인 공무원들에게 노조 탈퇴 등에 대한 말을 했다는 이유였다.

B씨는 매년 내야 하는 노조비가 부담돼 노조를 탈퇴하려고 한다는 이유를 밝히자 노조지부장이 "노조 탈퇴 선동질하지 마라. 니가 성추행과 갑질을 한번 당해봐도 노조비가 아깝겠냐"는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화 탐방비, 선거특별 휴가, 가족특별휴가, 선거수당, 육아휴직, 회식문화 개선 이런 것 모두 노조가 만든거다. 너는 노조를 탈퇴했으니 혜택을 하나도 누리지 말라"며 "인생 길고, 직장 생활도 길다. 또 이런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기만 해보라"는 협박성 발언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행부의 직장내 괴롭힘은 노조에 신고하면 된다지만 노조의 괴롭힘은 도움을 요청할 곳도 없다. 혹시 모를 불이익이 있을까봐 노조 입김이 강한 감사실에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남구노조 관계자는 "비조합원이 현 조합원에게 탈퇴를 종용했다는 소문을 들어 이유를 물은 것이다"며 "'한번만 더 선동하면 나도 못참는다'는 말은 했지만 '성추행 당해봐야 정신차리겠냐'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없는 과거 공직사회에서는 성추행이 비일비재했다는 이야기로 노조의 필요성을 설명한 것이다"며 "조합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부장으로서 탈퇴 사유를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남구의회 직원 관련해서는 "행정 사무감사라는 것은 행정 업무의 잘못된 점을 밝혀내는 일이다"며 "의회에서 진행하는 감사 관련 현수막을 집행부가 게첨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전했다.

또 "해당 직원이 사과 대신 화를 내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 것이다"며 "조합원일지라도 잘못된 행동을 한다면 사과를 요구하거나 개선점을 찾야아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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