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계 6번째 남극 내륙 기지 만든다···북극 탐험 위해 1만5000t급 차세대 쇄빙선 건조
정부가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남극 내륙에 탐사 기지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위도 북극해 탐험 영역을 넓히기 위해 1만5000t급 쇄빙연구선도 새로 만들겠다고 했다.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내용의 제1차 극지 진흥 활동 기본 계획을 22일 발표했다. 해수부는 이날 계획에 연구 인프라를 적극 확충해 북극과 남극 등 극지 연구 지역을 확장하겠다는 내용을 주로 담았다.
먼저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남극에 내륙 탐사기지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남극 내륙은 최대 수천만년 이상 인류의 손길이 닿지 않은 생명체 연구의 보고지만 연구 기지는 현재까지 미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이탈리아(공동), 중국 등이 세운 5개 기지 뿐이다. 남극 내륙에는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져 생기는 틈)가 많아 이를 피해 내륙 기지 입지를 선정하려면 높은 탐사 기술이 필요하다.
정부는 2027년까지 내륙 연구 최적 거점을 기지 후보지로 선정하고 이후부터 건설을 추진해 세계 6번째로 남극 대륙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 설치된 한국 남극기지는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가 있다. 다만 두 기지 다 내륙이 아닌 해안에 건설됐다.
해수부는 이 과정에서 3000m 깊이의 남극 심부 빙하를 시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빙하 2000m 아래에 있는 호수(빙저호)를 시추해 공기가 닿지 않는 고립된 환경에서 길게는 수천 만 년 가량 생존했던 미생물의 존재도 탐색할 계획이다. 빙저호의 생태환경은 암흑, 저영향, 고압상태가 결합돼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수부는 또 오는 2026년까지 총 2774억원을 들여 1만5000t급 차세대 쇄빙연구선 만들어 북위 80도 이상 고위도 북극해 탐험을 추진키로 했다. 북위 80도 이상 북극해는 그간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탐사하지 못했던 영역이다. 관련 내년도 예산은 설계 예산 421억원이 책정됐다.
해수부는 이를 통해 아시아 최초로 북극점을 비롯한 고위도 북극해에서 국제공동연구를 주도하겠다고 했다. 쇄빙선을 통해 북극 항로를 개척해 아직 세계적으로 발달하지 않은 극지산업의 발전 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해수부는 오는 2100년까지 해수면 상승 예측 시나리오를 발표하는 등 기후변화 및 극지 환경 보호 연구 등을 활성화하고 민간 극지연구소와도 관련 기반 시설을 적극 공유하겠다고 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극지 기본 계획은 한국이 극지활동을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변화시켜줄 핵심 국가전략”이라며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첨단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열쇠를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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