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아트팜, 자연주의 예술의 메카를 꿈꾼다

양재필 매경비즈 온라인기자(sohnsb@naver.com) 2022. 11. 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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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에 조성 국내최초 자연주의 현대예술 복합 시설
다양한 전시와 음악회 상시 진행 힐링 공간으로 각광
김성수 지리산아트팜 캠퍼스 학장 인터뷰

화개장터로 유명한 경상남도 하동군은 아기자기한 차(茶) 밭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어, 아름다운 시골 풍경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고장이다. 오는 2023년에는 하동세계차엑스포도 열만큼 하동 사람들의 차에 대한 자부심은 상당하다.

하동 시내에서 차로 10여분 정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고즈넉한 마을을 감싸 안는 작은 예술마을이 하나 있다. 지리산아트팜이다. 예술과 자연이 자유롭게 어우러진 이곳은 상시 자연주의 현대예술 전시와 교육 등을 병행하며, 예술세계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고 있다.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김성수 지리산아트팜 학장을 만나봤다.

김성수 지리산아트팜 캠퍼스 학장
Q1. 지리산아트팜 캠퍼스에 대해 소개해 달라.

지리산아트팜은 2010년 한국조형예술원(KIAD)과 하동군의 협력으로 원형문화가 살아 숨 쉬는 지리산 자락 하동군 적량면에 터를 잡고 7만2000㎡(약 2만2000평)의 매입해 자연주의 현대예술을 위한 융·복합시설의 초석을 다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자연주의 현대예술의 융·복합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예술학교, 미술관, 노천극장, 아트스테이, 아트캠프, 숲속 미술관, 예술마을 등이 모여 있으며, 교육, 창작, 발표 등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예술공동체‘라 할 수 있다. 예술학교, 미술관, 노천극장은 2019년 완성이 되었으며, 숲속 미술관에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속속 설치되고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지리산국제환경예술제(JIIAF)에 출품된 세계적인 대지 미술가들의 작품들이 숲속 미술관에 설치되어 있다. 작가들이 입주하여 약 50일간 머물며(사전답사 10일 포함) 작업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2016년에 세계적인 대지예술의 거장인 영국의 크리스 드루리(Chris Drury)가 와서 전시를 했고, 2017년에는 자연주의 현대미술의 거장인 프랑스 에릭 사마크(Erik Samakh)가 다녀갔다. 또 2018년에는 미국의 자연주의 현대미술의 거장인 제임스 설리번(James W.Sullivan)이 와서 설치를 했고, 2019년에는 호주의 업사이클링 설치미술가인 케비나조 스미스(Kevina-jo Smith)가 레지던시 작가로 초대되어 작품을 남겼다. 중국의 첸웬링(Chen Wenling_China)의 대작(大作)도 설치되어 있다. 지금까지 이 같은 세계적인 자연주의 거장들이 남긴 작품들로 인해 이 곳은 현대자연주의 예술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 예술의 새로운 중재자로서 역할로서 무엇보다 교육, 문화공연, 전시, 포럼, 아트팜 등이 일상에서 쉽게 예술을 접하고 예술의 가치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술마을(Art Street)은 약 29세대 정도로 조성예정으로 예술가와 예술애호가로 구성될 것이다.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며, 경사지를 이용하는 필로티(Piloti) 방식으로 건축된다. 1층은 작업실, 갤러리 용도이며, 2층은 주택이다. 1차분 7세대는 건축인허가 완료됐다. 아트스트리트에서는 일정 기간 혹은 주기적으로 하우스 갤러리나 오픈스튜디오 등을 통해 작업실 개방행사를 열 예정이다.

지리산아트팜 캠퍼스가 위치한 하동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Q2. 조형예술가로서 추구하고 있는 예술에 대한 지향점을 알고 싶다.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동시대 예술 추구’라고 말할 수 있다.

지리산으로 들어온 목적 하나인 지리산권 원형문화와 원시예술을 재현해서 현대화 작업(동시대 미술화)을 지속하며, 그 결과물을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발표하여 우리 고유성에 대한 성찰을 계속가 위함이다. 자연의 숭고함과 우리 고유성의 미학적 탐구에 계속 천착할 것이다.

Q3. 학장으로서 어떤 교육을 통해 예술가로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시각적 재현을 위한 반복 훈련도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새로운 생각의 가치를 찾아내는 창발성 교육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시각적 암기 훈련의 획일성과 주입식보다는 새로운 가치 찾기로의 발상 전환을 이끄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자신의 고유성이 담긴 새로운 발상에 미학적 완성도를 융합하는 미술적 테크닉도 중요한 요소이다. 또 어떤 시련에도 자신의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작가 정신 함양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결국, 자유로운 창발성과 견고한 작가 정신만이 예술가로서의 작가적 지속성을 가지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Q4. 많은 사람들이 예술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예술을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아마 미술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형태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구상미술보다는 현대미술 중에서도 난해한 추상작품을 직접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는 작가의 설명을 듣지 않고는 이해할 수가 없는게 대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절대로 작가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본인의 느낌대로 해석한다. 왜냐하면, 추상미술은 기본적으로 각기 해석할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느낌대로 해석하는 묘미를 즐기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면서 차근차근 이해의 단계를 올리면 지레 포기하지 않고 즐기는 적극적 미술감상자로의 성장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받아드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미술사(또는 미학)를 공부한 사람에게 설명을 많이 들으면 굉장히 헷갈릴 수도 있다. 미술사도 어느 미술사학자의 ‘주장’을 ‘교과서‘처럼 사용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평론도 평론가 자신의 ’문학‘이다.

먼저 자신의 느낌으로 받아들이면서 지인들과 느낌을 교환해보면 하나의 현상을 두고도 여러 각도의 느낌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또 작가와 주변 상황의 에피소드를 많이 찾아보는 것도 미술을 편하게 즐기는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김성수 지리산아트팜 캠퍼스 학장
Q5. 앞으로의 캠퍼스 운영 계획과 전시 계획이 있다면 알려달라.

불행하게도 개교 시기인 2020년 초에 코로나가 급습했다. 이후 지금까지 개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 내년 봄학기에는 꼭 개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9월29일 이탈리아 밀라노 브레라 국립미술원(Accademia di Brera Milano)과 한국 예비과정을 설치·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당장 내년 3월부터 8월 말까지 예비과정 수업을 해야 한다. 학사와 석사과정 입학 예비과정이지만, 아무래도 고등학교 졸업자의 유학을 위한 과정이 관심이 더 높을 것으로 추측한다. 세부사항이 확정되는 대로 이달(11월)부터 학생모집에 들어간다. 또 예술교류 방법 등도 서로 협의하여 교육 관련뿐만 아니라 예술교류·협력·교환 프로그램 등을 시행해야 한다.

예술행사 부문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다양한 기획을 진행 중이다. 지난 11월 19일에는 지리산 오르겔(파이프오르간)국제음악회가 열렸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행사인데, 한국 대표 오르겔바우 마이스터(Orgelbau Meister)인 홍성훈 제작가의 마이스터 25주년 기념음악회이기도 하다.

12월8일~18일에는 한·중미술교류展이 열린다.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전이며, 한·중미술협회와JIIAF 2022 국제교류전그룹이 특별협력으로 전시회를 연다.

작년(국제기후예술학술제)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기후예술융합포럼이 12월17일에 세종대학교에서 열린다. 한국기후환경원과 함께 기후환경 문제에 관하여 예술과 학술의 동반 모색을 하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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