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현대식 자동차 조립라인 한국GM 부평2공장, 60년만에 폐쇄

류정 기자 2022. 11. 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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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청천동에 있는 한국GM 부평2공장이 26일 생산을 종료한다.

부평2공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서 가동률이 떨어져왔다. 9세대 신형 말리부를 생산하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후속 모델이나 신차 생산을 추가로 배정받지는 못한 상황에서 가동률이 20% 수준에 머물러왔다. 이에 따라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던 말리부와 트랙스를 단종하는 한편, 부평 1공장에 생산 물량을 집중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공장은 문을 닫는 것이다.

부평2공장 소속 근로자 1200여명은 각각 창원공장 700여명, 부평1공장 500여명으로 나뉘어 전환 배치된다. 지난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때와는 달리 대규모 인력 감원이 없어 노사간 큰 충돌이 빚어지진 않았다.

현대식 자동차 생산의 요람 역할을 한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에 있는 한국지엠(GM) 부평2공장이 오는 26일 생산 종료와 함께 폐쇄된다고 한국GM이 22일 밝혔다. 사진은 1970년대 신진자동차 부평공장. /한국정책방송원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과 내년부터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을 양대 축으로 삼아 내년 연간 50만대 생산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향후 부평 2공장을 전기차나 전기차 핵심 부품을 만드는 공장으로 탈바꿈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국GM 관계자는 “부평2공장의 향후 활용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부평공장은 1962년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인 새나라자동차의 부평공장 준공으로 처음 출발했다. 새나라자동차는 과거 일본군 군용차량을 만들던 부평의 폐공장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현대식 자동차 조립라인을 조성했고, 같은 해 11월부터 닛산 블루버드를 생산했다. 폐차된 미군 지프를 가져다 해체한 뒤 다시 조립하는 수준에 그치던 시기에 컨베이어 벨트를 갖춘 조립 공정을 선보였다.

그러나 새나라자동차는 차량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생산에 차질을 빚다가 1년여 만에 문을 닫았고, 이후 부평공장은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신진자동차는 1965년 새나라자동차 인수 이후 부평공장을 165만2000㎡ 규모로 확장하고 일본 도요타와 합작해 버스·트럭과 함께 퍼블리카·코로나·크라운 등 승용차를 생산했다.

현대식 자동차 생산의 요람 역할을 한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에 있는 한국지엠(GM) 부평2공장이 오는 26일 생산 종료와 함께 폐쇄된다고 한국GM이 22일 밝혔다. 사진은 2010년대 한국GM 부평공장.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연합뉴스

신진자동차는 1972년 미국 GM과 공동으로 자본금을 출자해 GM코리아를 설립하며 GM과 첫 인연을 맺었으나, 이듬해 오일쇼크로 인한 판매 부진 속에 결국 부도가 났다. 산업은행이 GM코리아의 신진자동차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새한자동차로 사명이 바뀌었다.

이후 대우그룹이 새한자동차를 인수해 대우자동차의 시대가 열렸다. 대우자동차는 1983년 부평공장에 기술연구소를 세운 데 이어 1992년 GM의 남은 지분을 모두 넘겨받아 독자 노선을 걸었다.

부평공장은 1986년 부평1공장이 새롭게 조성되며 기존에 있던 시설들이 부평2공장으로 분류됐다.

1970∼1990년대 부평2공장에서는 로얄 시리즈, 프린스, 에스페로를 거쳐 레간자·매그너스·토스카 등을 생산하며 중형 세단의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구조조정과 생산 중단 등 부침을 겪었다.

GM은 2002년 존폐에 갈림길에 있던 대우그룹과 양해각서를 맺고 신설법인 GM대우를 출범했으며, 2011년 사명을 한국GM으로 바꾸고 차량 엠블럼도 쉐보레로 교체해 현재까지 이르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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