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칠레산 와인…대기업 신입사원 입사선물 공들이는 까닭은

이신혜 기자 2022. 11. 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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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부터 IT기기까지 입사선물로 지급
우수인재 유치, 소속감 높이려는 기업들 전략
입사선물 받은 신입직원들 “애사심 높아져”
올해 SK하이닉스 입사 선물. /독자 제공

채용 빙하기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를 지나 올해 기업들이 본격적인 공개채용에 나서면서 신입사원들에게 주는 입사선물도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CJ ENM 커머스부문은 올해 입사한 신입직원에게 CJ 입사키트와 애플워치 등을 선물로 줬다. 신입사원의 가족에게는 꽃바구니와 오덴세 그릇세트를 추가로 발송했다.

올해 입사한 20대 신모씨는 “애플워치는 입문 교육 끝나고 받았는데 취업 준비가 길어서 힘들었던 것이 보상되는 기분이었다”며 “애사심이 끓어올랐고 앞으로 이 회사에서 동기들과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중순 신입사원을 뽑은 SK하이닉스는 올해 입사자들에게 꽃바구니와 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과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명의의 편지, 3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 레드 와인 한 병을 선물했다.

이번에 입사자들에게 선물로 준 와인은 ‘파눌 까베르네 쇼비뇽 리저브’라는 레드 와인이다.

파눌(Panul)은 스페인어로 ‘포옹, 사랑, 희망’을 뜻한다. 김대중 정부부터 한-칠레 FTA를 맺은 후 국내에 많이 들어온 와인이다. 까베르네 쇼비뇽은 프랑스 20%, 칠레 10%, 미국 9% 등 많은 와인 생산국에서 재배되는 레드 와인 품종이다.

CJENM 커머스부문 입사선물. /독자제공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신입사원을 위한 입사 축하 키트를 제작해 증정한다.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들에게는 다이어리, 무선충전기, 텀블러, 노트&펜 세트 등 업무에 필요한 사무용품들이 들어있는 ‘웰컴 키트’를 제공한다.

신입사원의 부모님께는 꽃바구니와 과일 바구니를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입사 전 신입사원을 초청해 뮤지컬 등 문화 공연을 관람하는 ‘웰커밍 데이’도 진행한다.

신세계그룹은 공채 입사자에게 꽃·케이크·대표 명의 편지를 전달한다. 신입사원 연수 중에는 회사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무용품 관련 키트를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고추장·간장 등 프리미엄 전통 식품 브랜드 ‘명인명촌’ 선물 세트를 신입사원 가족에게 전달한다. 이와 함께 무선충전마우스패드·계산기 등 사무용품이 담긴 웰컴 키트를 제공한다.

애경 2022년 입사 선물. /애경 제공

애경산업은 샴푸·바디워시·치약 등 자사 제품으로 구성한 선물 세트를 입사선물로 제공했다. 이와 함께 입사 첫날 제공하는 무선키보드, 무선마우스, 노트북 거치대, 무선 충전 마우스패드, 칫솔살균기, 휴대용 치약칫솔세트, 마스크 등으로 구성된 ‘웰컴키트’와 애경산업에서 운영하는 ‘카페포틴’ 커피 쿠폰 10장을 전달했다.

애경산업 측은 입사 후 유관부서 직원들과 자유롭게 티타임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의미에서 커피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신입사원 입사선물에 공을 들이는 것은 우수인력을 확보하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통계청이 지난 9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1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67만 7000명 증가했다.

이는 10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코로나 시기 고용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이 다시 채용에 들어가면서 우수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복지 중 하나로 입사선물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인사팀 관계자는 “요즘에는 기업 내부에서도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관심이 커 인사팀뿐만 아니라 디자인팀까지 입사 선물 구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신입사원이 입사한 기업에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충성도가 예전보다 낮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 직원들을 위해 연봉 외 다른 복지로 우수 인재를 붙잡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도 나왔다.

권기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은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딱딱한 조직문화를 원하지 않는 젊은 직원들이 많고, 회사에 대한 로열티 정신이 낮아졌다”라며 “우수 인재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입사선물 등 ‘소프트터치’를 통해 기업이 유인정책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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