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비명계…조응천 "이재명 유감 표명해야"· 이상민 "죄 없는데 뭔 유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승강기를 타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양팔이라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 정무실장이 모두 구속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에 대해 비명계에서도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이른바 이재명 리스크가 당에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 대표가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는 쪽과 직접 관련성이 없는데 유감 표명을 하면 엉뚱한 신호만 주고 말 것이라며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다만 김용 부원장과 정진상 실장의 개인적인 의혹인 만큼 당이 나서 엄호할 이유는 없다, 김용 부원장이 기소된 만큼 당헌에 따라 당직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데엔 비명계 대부분 의견을 같이했다.

조응천 의원은 21일 B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정말 무관한지 솔직히 알 도리가 없다. 이제는 어느 정도 직접 해명을 해야 할 상황에 이르지 않았나"라며 "(이 대표가) 최측근 2명이 구속된 데 대하여 최소한 '물의를 일으켜서 미안하다', 이런 유감 정도는 표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민 의원은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이미 '지금 검찰이 수사하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검찰의 조작 수사에 의한 것'이라고 입장을 정했지 않는가"라며 "김용 부원장, 정진상 실장도 그렇고 이 대표도 똑같은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감 표명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감 표명이) 필요 있다, 없다가 아니라 본인들이 완강히 사실무근, 검찰의 조작 수사라며 어느 것 하나 수용할 수 없다는데, 유감 표명을 강요할 수는 없지 않는가"라며 이 대표로선 유감 표명이 검찰 수사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이기에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김용, 정진상씨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는 개인 비리 영역에 속한 것이기에 당사자들이 개별적으로, 법률적으로 대응할 일이지 당이 결부돼 지도부가 나선다든가, 대변인 등 공적 조직이 나서서 비호 또는 엄호하는 건 옳지 않다"며 당 공식조직이 김용 부원장, 정진상 실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헌 80조(사무총장은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한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고 윤리심판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를 즉시 김용 부원장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데는 이상민 의원, 조응천 의원도 뜻을 같이했다.

특히 박용진 의원은 "이 대표의 측근이지만, 당직자이기 때문에 기소가 됐으면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은 해야 한다"며 "김 부원장이 기소가 됐으니, 당헌 80조 적용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조정식 사무총장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친명계는 당차원에서 야당탄압이라고 규정한 만큼 당헌 80조를 적용한다면 검찰 수사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조 사무총장도 "나중에 필요할 때가 되면 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