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40년만에,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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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론은 언제나 유행이었고,
Z세대에 대한 수많은 담론들이 오고 가고 있습니다.
Z세대 관련한 책 두 권이 한꺼번에 나와 Books 지면에 소개했습니다.
베스트셀러 ‘90년생이 온다’를 쓴 임홍택은
신간 ‘그건 부당합니다’에서 Z세대의 특성으로 꼽히는 공정을 중시하는 경향은 ‘오해’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싫어하는 건 불공정이 아니라 부당함이라고요.
즉 이치에 맞지 않는 것, 불합리한 것을 못 참는다는 거지요.
그런 것이 Z세대의 특성이라면 저도 Z세대 같은데… ^^;
일본 칼럼니스트 아나다 도요시의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은
영상을 빨리 감기로 보며 허겁지겁 소비하는 행태로
Z세대를 규정짓습니다.
그는 Z세대가 영상을 빨리감기 하는 이유로
유행은 따라잡고 싶고, 따라잡았다는 걸 SNS에 인증해야 하는데,
틀리기는 싫어서 결말을 미리 보고 싶기 때문, 이라고 분석하는데요.
저는 영상을 항상 정속으로 보는지라 고개를 끄덕였는데
주변의 수많은 제 또래들이 “저도 빨리 감기로 봐요”라고 하더군요.
이런 걸 보면 저는 Z세대와는 거리가 먼 걸로…
“Z세대가 왜 결혼 꺼리냐고? 핵심은 가난에 대한 공포”
어릴 적 피아노는 누군가 시켜서 하는 숙제였다. 재미없는 연습을 꿋꿋하게 견디면 언젠가는 끝이 난다고 믿으며, 하지만 그 끝이 언제 올지 모르는 채로 그저 무서운 선생님의 감시 하에 떨면서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나가키 에미코(57) 에세이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RHK)를 읽다가 이 구절에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피아노가 중산층 자녀들의 필수 교양으로 여겨지던 1980년대, 우리에게도 펼쳐졌던 풍경이지 않나요? 엄마에게 떠밀려 억지로 시작한 피아노, 지겹게 이어지던 ‘하농’ 연습, 올바른 자세를 잡는다며 손목에 올려놓은 지우개가 떨어질 때마다 자로 손등을 때리던 엄격한 선생님….
이나가키는 아사히신문에서 논설위원과 편집위원으로 근무하다 만 50세에 조기 퇴직했습니다.
그 경험을 쓴 책 ‘퇴사하겠습니다’가 일본 뿐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화제가 되었죠.
이번 책엔 어릴 적 그토록 싫어했던 피아노를 40년만에 다시 시작한 이야기를 썼습니다.
인생 후반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즐기기 위해’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지만 ‘더 잘 치고 싶다’는 욕심이 자꾸만 생겨납니다.
그렇지만 노화된 몸은 욕심을 따라가지 못하고 자꾸만 불협화음을 일으키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어깨 힘을 빼고 피아노 앞에 앉게 되었을 때,
이나가키는 비로소 진심으로 피아노를 즐기게 됩니다.
젊은 사람은 목표를 높게 갖고 그 목표를 향해 전진하면 된다. 하지만 노인은 다르다. 멀리 있는 목표를 보지 않고 지금 눈앞에 있는 아주 작은 일에 전력을 다한다. 야망을 품지 않고 지금을 즐긴다. 여기에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움이 있다. 노인은 현재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어른의 피아노’란 이런 것 아닐까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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