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거리응원 가능할까…서울시, 승인 여부 두고 ‘고심’

종로구 “안전관리 인원 300명까지 확보돼야”
서울시 “참사 겪은 만큼 안전 고려할 계획”
붉은악마 “안전관리계획서 보완해 제출할 것”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 경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거리응원 승인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 경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거리응원 승인을 놓고 고심 중이다. (사진=뉴시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종로구는 붉은악마 응원단이 지난 18일 구에 제출한 거리응원 안전계획서를 재심의하기로 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순간 최대 관람객이 1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축제 행사가 1개 구에서 열리면 관할 구청장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행사가 여러 구에 걸쳐지면 서울시장이 심의하는데 이번 거리 응원은 종로구에만 한정돼 종로구가 심의를 맡았다.

종로구는 화재 예방과 인명피해 방지조치, 안전 관리인력 확보와 배치, 비상시 대응 요령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 뒤 심의 결과를 서울시로 통보하게 된다.

그러나 종로구는 이날 첫 심의에서 붉은악마의 안전관리 계획상 인력이 부족해 충원이 필요하고, 비상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등 미흡한 점이 있다고 봤다.

구 관계자는 “(계획서상) 안전관리 인원이 150명 정도인데 300여명까지 확보돼야 할 것 같다”며 “보완해오는 대로 곧바로 재심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서울시 광화문광장 자문단 심의는 불투명해졌다. 시는 해당 심의에서 붉은악마의 광화문광장 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시 관계자는 “구 안전 계획 심의를 통과해야만 자문단 심의를 열 수 있다는 규정은 없지만, 이번에는 안전관리 심의를 통과했을 때 자문단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었다”며 “현재 구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회의를 열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군중 밀집으로 인한 참사를 겪은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계획”이라며 “안전관리 계획을 꼼꼼히 살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붉은악마 측은 안전관리계획을 보완해 다시 심의를 받고, 대표팀의 첫 경기가 열리는 24일부터 거리 응원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중근 붉은악마 의장은 “내일 중으로 보완된 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붉은악마는 지난 17일 서울시에 ‘2022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을 위한 광화문광장 사용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용 신청 기간은 11월 23일부터 12월 3일까지로 붉은악마가 예상한 참여 인원은 약 1만명이다.

붉은 악마는 사용 허가를 받은 뒤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가 예정된 오는 24일과 28일, 다음 달 2일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