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후계자' 쟁취한 1년...왜 그는 아직 멀었다고 하는걸까
[OSEN=조형래 기자] 롯데의 2022시즌 최대 과제 중 하나를 해결한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아직은 부족하다고 한다. '손아섭 후계자' 자리를 쟁취한 고승민(22)은 원점 상태에서 자신을 가다듬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손아섭(NC)을 FA로 떠나보내고 롯데는 '손아섭 후계자'를 찾아야 했다. 후보군은 있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도 전반기까지는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전반기를 지나고 후반기를 보내면서 손아섭의 잔상을 어느정도 지울 수 있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나왔다. 그게 고승민이었다. 92경기 타율 3할1푼6리(234타수 74안타) 5홈런 30타점 OPS .834의 기록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 했다. 대부분 후반기에 작성한 기록으로 시즌 막판에는 주전 우익수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니 손아섭이 떠났고 그 자리를 누군가는 채워야 했다. 고승민도 후보군 중 한 명이었다. 고승민은 뚜렷한 목표를 설정했다. 그는 "'아섭 선배님 자리에 내가 나가고 싶다. 내가 후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결국 손아섭 후계자 자리를 고승민이 쟁취했다. 그러나 아직 만족하지 않고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는 "아직 제 자리라고 하기에는 그렇다. 외야수가 너무 많다. (신)윤후 형(개명 전 신용수), (황)성빈이 형도 있다. 내 자리라고 정해진 것은 없고 또 계속 경쟁을 해서 내가 풀타임을 뛸 수 있을 때 완전한 제 자리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아섭 선배님 따라가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더 많이 노력하고 열심히 해서 그런 선수가 되어야 할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온전히 한 시즌을 치렀던 고승민은 시즌 중 무리가 왔었던 허리 쪽 통증을 치료하고 있다. 마무리캠프 훈련조가 아닌 재활군에서 몸을 추스리고 있다. 재활군에 있지만 결국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은 똑같다. 그 어느때보다 자신이 부족한 점을 깨달았기 때문.
그는 "풀타임을 뛰는 선배들을 보면 정말 신기한 것 같다. 올해 제가 풀타임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경기 나갔다고 하는데 몸이 진짜 힘들다.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 144경기를 꾸준히 나가는 선배님들을 보면 정말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라며 "일단 체력이 갖춰져야 기술이 나온다. 내년 시즌도 길게 보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안 다쳐야 또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체력운동을 많이 해둘걸 그랬다. 저질 체력이라는 것을 알았다. 런지, 복근운동, 러닝 등 보강 운동을 엄청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1년을 보내며 부족한 것도 알았기에 아직 '손아섭 후계자'라는 타이틀을 완전히 쟁취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감은 생겼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그는 "많은 것을 깨달았고 앞으로 어떻게 타석에 임하고 어떻게 수비를 해야할 지도 찾은 것 같다"라며 "신인 때는 그냥 치고 잡고 던지기 바빴는데 올해는 경기를 치르면서 어떻게 상황에 맞게, 팀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것을 많이 배웠다.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3할 타율을 기록한 정교한 타자가 됐다. 하지만 그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는 않으려고 한다. 다만, 확실한 목표 하나는 이정후(키움)가 갖고 있는 2루타 기록이다. 그는 "사실 올해 제가 홈런을 칠 것이라고 생각도 안했고 욕심도 없었다. 홈런 치고 싶다고 하면 욕심이 생기기도 했는데, 제 목표는 확실하다"라면서 "홈런보다는 안타를 많이 치고 싶다. 정교하게 강한 타구를 많이 치면서 (이)정후 형처럼 2루타 1위 한 번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 리그 한 시즌 최다 2루타 기록은 2020년 이정후의 49개다. 이 목표를 향해 고승민은 다시 구슬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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