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에 지갑 닫는 MZ세대…경기 악순환 원인”
MZ세대(1980~1995년생)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수축기에 여가·취미활동 등 선택 소비를 줄이면서 경기 부진이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상 소비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성장률의 진폭을 완충하는 역할을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에서는 경기 수축기에 가계소비가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큰 폭으로 위축되는 경기 동행성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차장은 21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비행태 변화 분석: 세대별 소비행태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한국에서 소비의 경기 완충 역할이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소비 비중은 1970년대 67.4%에서 2010년대 49.4%로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작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특히 보고서는 세대별로 소비행태 변화를 분석했는데, MZ세대와 베이비붐(BB) 이전 세대(1941~1954년생) 순으로 경기 수축기에 예측보다 실제 소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대 소득·자산기반 취약, 부채 증가 등으로 외식비, 차량 유지비, 교양오락비, 통신비, 내구재 등 소득탄력성이 큰 선택 소비를 중심으로 지출을 줄였다.
BB 이전 세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은 금융자산 축적과 은퇴로 인한 소득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선택 소비를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 차장은 “향후 소비의 원활한 경기 완충 기능이 작동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MZ세대와 BB 이전 세대의 소비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소득, 자산, 사회안전망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MZ세대는 기초 소비보다는 여가, 취미활동 등에 관심이 많고 더 소비를 많이 하는 세대”라며 “소비구조 변화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경기 수축기에 소비가 더 감소하는 현상이 고착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차장은 MZ세대에 대한 금융 문해력 교육도 강조했다. 그는 “MZ세대가 ‘영끌’로 가상화폐나 주식 투자를 과하게 한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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