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쇼핑 대목’ D-3…싸다고 무조건 결제하면 낭패 봅니다
세계적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25일)를 앞두고 국내 유통업계가 21일부터 글로벌 브랜드 등과 함께 해외 직구족을 공략하는 행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고물가에 쌓인 재고 처리를 위해 지난달 먼저 행사를 시작한 해외에서는 ‘할인 없는 눈속임 잔치’라는 비판이 일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 유통가에서는 쇼핑몰이 행사 전 상품 가격을 올려놓고 나중에 할인율을 적용해 기존과 비슷한 가격 그대로 팔아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맞서 ‘구매 자제 운동’을 펼치는 브랜드도 생겨났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11일 세계 온라인 쇼핑몰 6000곳의 상품 가격을 비교하는 영국 사이트 ‘프라이스스파이’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들어 전체 품목 중 24%가량 가격이 올랐다고 보도했다. 전체 품목 중 12%는 가격 인상폭이 10%를 웃돌았다. 프라이스스파이는 “소비자는 행사 당일 원하는 수준만큼 할인을 받지 못하거나, 같은 상품에 오히려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하게 될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가격 외에도 해외 쇼핑몰의 경우 국내와 달리 반품·환불 가능 기한에 대한 공통 기준이 없어 반품 기한과 가능 여부 등 거래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유명 브랜드 상품을 지나치게 싸게 파는 경우 주의하고, 구매 전 국제거래 소비자 포털에서 사기 의심 사이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카드 결제 뒤 배송 현황 등이 확인되지 않으면 증빙 자료를 준비해 신용카드사에 ‘차지백’을 신청하면 된다. 차지백은 국제 거래 시 소비자가 피해를 본 경우 신용카드사에 거래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환율 등의 여파로 직구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국내 기업들도 있다. 이에 국내 오픈마켓들도 쇼핑 대목을 맞아 할인 쿠폰을 대거 쏟아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평소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판매업체의 부당한 가격 조정을 적발해도 플랫폼은 사실상 화면 노출을 제한하는 것 이상의 조치가 쉽지 않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모든 상품이 내건 할인율만큼 실제로 싼 것이 아니기 때문에 쇼핑 전 충분히 검색하고 준비해 가격 혜택을 받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쇼핑목록을 작성해 불필요한 충동구매를 막아 낭비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소비 조장에 반기를 들고 구매 자제 운동을 펼치는 브랜드도 있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고 광고를 했던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에 이어 스위스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할인 대신 중고제품을 교환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한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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